지난 13일 정의당, '검수완박 반대' 당론 채택
정의당 홈페이지 '시민제안' 게시판에 "화를 참을 수가 없다" 비판 글 쇄도
"민주당의 검찰 정상화에 함께해 달라" 촉구
"용돈·알바비 아껴서 후원..." SNS서 '후원금 환불 방법' 공유되기도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채연 청년정의당 대표 직무대행, 배진교 원내대표, 여 대표, 김응호, 박인숙 부대표. <사진=연합뉴스>
17일 정의당 홈페이지 '시민제안' 게시판에는 정의당의 '검수완박 반대' 당론에 대한 항의 글이 지난 13일 이후부터 다수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1일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시기도 방식도 내용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이후 정의당은 지난 13일 대표단·의원단이 참석한 연석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의당은 기본적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는 찬성하지만 지금처럼 무리하게 강행 처리하는 것은 더 큰 후과를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고 민주당의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은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했다.
◆…17일 정의당 홈페이지 '시민제안' 게시판에 정의당의 '검수완박 반대' 당론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다수의 글이 게재됐다.<사진=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이어 "민주당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말고 잘나가는 사촌이나 친구로 생각해 질투하지 말고 먼저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의 틀을 바로잡는 정치를 하시길 요청한다"라며 "그럼 위기의 정의당도 다시 국민에게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때 정의당을 이 사회의 가장 믿을만한 정당으로 생각했던 1인으로 다시 응원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겠다"며 "민주당의 검찰 정상화에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제목을 통해 자신을 한 때 정의당 당원이자 종로구 대의원이라고 밝힌 B씨도 지난 14일 작성한 글을 통해 "소수정당이 커지고 잘 되어야 민주주의 발전이 되겠다 싶어 지지하던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에 당원으로 가입해 활동도 열심히 하고, 성실히 당비도 내며 응원했었다. 민주당과 결을 같이 하며 더 진보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심상정, 이정미가 뻘짓을 해도 정이 있어 욕하지 않았다. 그런데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것을 보고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의당이 '검수완박 반대'를 당론을 채택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의당 후원금 환불방법'이 공유되고 있다.<사진=트위터 캡처>
앞서 지난 대선에서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37%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선거비용 국고 보전을 받지 못하게 되자 그를 찍지 못했던 진보성향 2030 여성들은 '후원 릴레이'를 벌여 정의당을 응원한 바 있다.
당시 후원 릴레이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공보단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을 머금고 최선이 아닌 차악을 찍어야 했던 2030 여성들을 비롯한 심상정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의 준말)' 후원이 쇄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당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입장을 내자 정의당에 실망한 이들이 결국 '후원금 환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의당 후원금 환불방법'을 공유한 누리꾼 C씨는 "정의당은 최악이다. 죄책감을 부추겨서 모은 모금액 중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용돈, 알바비를 아껴서 후원한 돈들도 있다"며 "너무 소액이라며 환불받아도 괜찮은지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정의당은)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