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미혼 청년 대상 주거 인식 조사
◆…부모로부터 독립한 청년의 10명 중 4명은 현재 거처를 마련할 때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 연합뉴스)
부모로부터 독립한 미혼 청년 10명 중 4명 가량은 현재의 거처를 마련할 당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청년 77%는 '내 집을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가장 시급한 정책 1위로는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꼽았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20·30 미혼 청년의 주거 여건과 주거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미혼 청년 가운데 85.5%가 무주택자로 집계됐다(14.5%만 본인 소유 주택 보유). 전국 만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청년 30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지난해 9월17~28일) 결과다.
미혼 청년 대부분(65.8%)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직장인(36.9%)·학생(33.4%)이 다수였다.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을 넘지 못한 청년의 비율이 43.2%에 달했다. 부에게서 독립해 따로 사는 비율은 3명 중 1명꼴(34.2%)로 나타났다. 독립 청년의 소득수준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200만~300만원 수준의 소득을 가진 비율이 38.1%, 300만원 이상은 22.2%로 나타났다.
독립 청년들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은 연립·다세대주택이 3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파트(25.3%), 오피스텔(17.5%), 단독주택(15.2%) 순으로 나타났다. 자가비율은 14.6%였다.
독립 청년 가운데 42.1%는 부모의 지원을 받아 독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에게 받은 지원의 종류는 임차보증금(60.5%), 초기월세(19.2%), 주택구입자금(16.2%), 기타(3.8%), 보증금과 월세(0.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원 규모로 따졌을 땐 보증부 월세 보증금의 60.9%. 전세보증금의 45.3% 가량을 지원받았다. 자가도 집값의 절반(45.1%) 가까이 부모의 지원이 있었다.
◆…(주택가격 및 임차료에 결측이 없는 자가 61명, 전세 116명, 보증부월세 145명이 대상, 자료 국토연구원)
무주택 미혼 청년 10명 가운데 8명(77.0%)은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졌다. 다만 주택 소유에 대한 인식과 미래 주택 소유 가능성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여부와 기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주택 구입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는 청년은 81.3%로 그렇지 않은 경우(74.6%)보다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는 의식이 더 강했다. 주택 소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무주택 청년 가운데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는 청년(57.9%)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지 않는 청년(41.4%)에 비해 미래 주택소유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택 소유가 불가능할 경우의 선택지로 일반 전·월세 공공임대가 약 6대4의 비율로 나타나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누구나 오랜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23.6%)', '신규주택공급 확대(22.7%)', '무주택 청년 주거비 지원(21.4%)', '새로운 형식의 분양주택(19.7%)' 순으로 답했다.
미혼 청년들이 생각한 공공임대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주거비(66.5%)'가 압도적이었다. '입주자격 제한으로 입주하기 어려움(27.9%)', '공급이 너무 적어 경쟁률이 높음(27.1%)'은 단점으로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주택소유 의식 및 미래 주택소유 가능성에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기대가 중요한 점은 부모세대의 소득·자산 격차가 자녀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부모 도움 없이도 적정 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시도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 국토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