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타격, 사드 추가배치 반대' 시위
피켓 빼앗아 부수고, 몸 밀치며 위협
◆…지난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가 열린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여성 2명에게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위협을 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지난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가 열린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여성 2명에게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피켓을 빼앗아 부수고, 여성을 밀치는 등 위협을 가한 것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영상에서는 윤 후보 방문 직전, 2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선제타격 반대, 사드 추가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피켓 시위를 한 여성들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격앙된 일부 지지자들이 그들을 유세장 밖으로 밀어내면서 몇몇 남성들이 에워싸고, 여성들이 들고 있던 피켓을 빼앗아 부수고, 손으로 밀치며 위협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는 유세 현장이라서 카메라가 많이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욕설을 내뱉거나 밀치는 행동이 계속됐다. 여성은 울부짖으며 저항했으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속절없이 울분만을 터뜨릴 뿐이었다.
BBC 등 해외 언론사 기자들은 당시 현장이 찍힌 영상을 SNS에 공유하며 "충격적인 폭력행위(disturbing thuggish behaviour)"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했다.
위원회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22일 충청권 선거유세 현장에서 다수의 남성 지지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는 젊은 여성을 둘러싼 채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고 밀쳐 넘어뜨리는 야만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장소에서 거리낌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수십 년 전 과거로 돌아간 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며 "10여 명이 넘는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은 '선제 타격 반대, 사드 배치 반대' 등을 외치는 젊은 여성에게 '계집X이'라는 욕설을 반복적으로 외쳤고, 급기야 윤후보 지지자들은 여성이 든 피켓을 빼앗고, 몸을 강하게 밀치는가 하면 점퍼를 잡아끌고 넘어뜨리는 위험한 행동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특히 "대선후보의 선거유세 현장에서 영상 촬영이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여성에 대한 일방적 폭력과 비하 발언은 수분 간 이어졌다"며 "선거유세 현장은 후보와 국민이 만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여성에 대한 무시, 공개된 장소에서 여성 목소리를 폭력적으로 없애버리는 여성혐오가 버젓이 벌어진 것"이라고 개탄했다.
위원회는 또 여성폭행사건 동영상은 23일 영국 공영방송사 BBC 서울특파원의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타전됐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이어 "선진국이며 문화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 대통령 후보 유세현장에서 벌어진 야만적 행태로 인해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다"며 "국민들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집권하게 될 경우 펼쳐질 세상을 미리 본 것 같아 상상만 해도 두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국민의힘은 유세장에서 벌어진 욕설 및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선거 현장책임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윤석열 후보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며 "여성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의 이번 사태에 대해 끝까지 투표로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