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급할 때는 이준석의 판단에 따른다'가 사라졌잖아요"

김건희 씨 방어…불리한 전장에 계속 병력 투입하는 '축차투입'

"김건희 씨 방어하는 데 당의 자원 '축차투입'할 수 없다"

조국 사태 때 민주당이 망한 것도 축차투입이 원인

"윤핵관 장제원, 정치장교 노릇"…임태희 실장, 주호영 본부장 정밀타격

"김종인 위원장에게도 전권 주지 않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 윤석열 후보와 합의한 전결권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3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언론의 보도대로 김건희 씨 관련된 의혹과 관련한 대응 방향의 차이, 갈등 때문에 사퇴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준석 대표가 하라면 하고 안 하면 안 한다. 가라면 가고 안 가라면 안 간다. 이게 사실은 선대위 내에서 제 권위를 세워준 전결권이거든요. 급할 때는 이준석의 판단에 따른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거 사라졌잖아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갈등 때문에 사퇴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면 풀어내려고 시도를 하겠죠. 그런데 그 상황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딱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제가 그러면 사퇴를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수진 단장과의 갈등 과정에 대해서도 자신이 사퇴하기 전날 조수진 단장에게 "알아서 거취 표영을 하라"고 했다며 이것은 해결할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 단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서 선대위 기강을 세운다면 자신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조 단장은 그 다음 날까지 사퇴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사퇴하도록 시간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사퇴하지 않아, 결국 자신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특히 "이 과정을 후보가 분명히 알고 있있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어떤 상황이 발생했고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에 대해서 본인의 판단이 나와야 함에도 정리를 안 한 것은 거꾸로 저한테 나가라는 얘기"라며 윤 후보와의 신뢰 문제가 사퇴의 배경임을 밝혔다.

그는 "울산 합의 이후에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가 가라면 가고, 안 가라면 안 가겠다. 하라면 하고, 안 하라면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며 "그 의미가 선대위 내에서 저에게 전결권을 준 것"으로 "(상징적으로) 권위를 세워준 전결권"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조수진 단장과의 갈등 과정에서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 김건희 씨 방어, 8명의 교수출신 의원 '축차투입'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전쟁을 할 때 병법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게 불리한 전장에 계속 아무 의미 없이 병력을 줄지어 투입하는 '축차투입'이라고 설명하면서 "김건희 사모 방어하는 데 당의 의원들이 소중한 자원임에도 축차투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사태 때 민주당이 망했던 게 축차투입해서 그렇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어 "조국 장관 사퇴 때 뭐 조국 장관 본인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거를 방어한답시고 병력을 축차투입했기 때문에 민주당 내의 많은 스피커들이 대중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 나중에 극복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게 (김건희 씨 문제를) 아주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조수진 의원이 계선을 넘어서 그렇게 (윤 후보의) 말을 전할 정도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만약에 조 의원이 비공개회의에서 후보의 의중을 사기쳐서 만약에 그런 극심한 상황을 만들었다면 즉시 잘라야겠죠"라며 "그러나 조 의원이 비공개 회의에서 '후보가 서운해한다'고 그랬다"며 "만약에 사기면 잘라야 되는 것이고, 제 전결권이 부정 당한 거라면 제가 사퇴하는 게 맞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 장제원 의원 '임태희, 주호영 등 정밀타격'… 윤핵관임을 선언한 것

특히 "선대위 내 아무 직책이 없는 장제원 의원 같은 경우 별의별 소리를 다 한다"며 "첫째로 '대표는 옹졸하다. 그 다음에 '조수진 의원은 후보를 팔고 다닌다' 이런 말을 했는데, 저에 대한 비판은 제가 감수하겠지만, 조수진 의원의 경우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얘기인지, 그러면 조수진 의원이 사기를 쳤다는 것인지"라며 불쾌해 했다.

그는 "장제원 의원이 임태희 총괄본부장에 대해 '임태희 실장이 후보 사모에 대해서 험담을 했다'고 얘기를 하고, 주호영 조직 본부장에 대해 '여기저기서 안 좋은 얘기라 많이 들려온다'고 얘기하고 다닌다"며 "장 의원이 선대위 전반적인 내용을 쫙 열거하면서 다 질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 의원이 선대위 내에 아무도 모르는 내용들을 얘기하고 다니는데, 무슨 정치장교입니까?"라고 반문하면서 "계선도 없는 사람이 정치장교도 아니고, 왜 그런 얘기를 합니까?"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울산 회동 후 선대위에 합류한 것처럼 다시 선대위에 돌아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 당시 합의가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왜냐하면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았고, 하지만 대의명분을 위해서 제가 책임감을 바탕으로 합류하게 됐다"며 "사퇴 기자회견 때 밝혔듯이 윤핵관들에게 오히려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게 아닌가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며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자기 스스로 차기 대권 주자 연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자기정치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당대표는 이해관계가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저는 종로(보궐선거)도 안 나간다고 했다. 제가 대권에 관심이 있고, 자기정치 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당장 종로부터 나간다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내에 있는 것과 원외에 있는 것이 발언권 차이가 크다"고 덧붙이며, "그런데 제가 그러지 않았고, 하방해서 홍보직까지 맡겠다고 했으면 저는 선대위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퇴 후 윤석열 후보와 따로 연락이 오고가지 않았다며 "당연히 저도 할 이유가 없고 후보도 할 이유가 없겠죠"라며 다소 냉소적인 답변을 내놨다.

■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권?… 아닐 것

그는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를 코끼리 선대위에서 슬림하게 직할 체제로 확 바꾸겠다고 했는데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에게도 전권을 드린다는 언론 보도가 있지만 저는 그거 보고는 설마. 아닐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SNS에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얘기했는데, 복어를 믹서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 복어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젠더 이슈"라고 답했다.

그는 "신지예 위원장이 영입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젠더 이슈나 이런 것들, 아니면 대표 전략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20대 남성들이 이준석을 좋아한다. 그러면 우리는 20대 여성만 잡아오면 돼. 그러니까 신지예 씨를 데려와 볼까 이런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게 프랑켄슈타인 선대위"라며 "특정 인물의 눈이 예쁘다, 코가 예쁘다, 입이 예쁘다 이런 평가를 하면 눈이 예쁜 사람의 눈과 코가 예쁜 사람의 코와 입이 예쁜 사람의 입을 합쳐놓으면 프랑켄슈타인이 되는 것"이라고 선대위 구성에 대해 힐난했다.

■ 윤석열 실언, 대책 세우지 않으면 재발될 것

윤 후보가 어제 전북대학교 학생과의 만남에서 "극빈하고 못 배운 사람들은 자유가 뭔지, 자유가 왜 필요한지 모른다"는 실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 대해서 이 대표는 "보수 유튜버들이 윤 후보와 같이 서 있는 걸 보면 이준석이 자기 정치한다고 공격했는데, 제가 비꼬는 것도, 조롱하자는 의미도 아니지만 그분들이 원하는 대로 됐다"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런 일들이 재발될 것"이라고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