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로 재난지원금?…홍남기 "전부는 어려워"

가상자산 과세는 그대로 추진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전 국민 방역지원금' 재원을 올해 초과되는 세수로 마련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올해 10조원에 가까운 초과세수가 예상되는데, 전부를 유예할 수는 없고 국세징수법 규정에 맞는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납부유예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민주당의 주장처럼 세수를 내년으로 넘겨잡는 게 가능하냐"는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의 질의에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국세징수법에 유예 요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건이 안 맞는 것은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유예 해주면 국세징수법에 저촉되므로 그런 측면에선 어렵다"고 덧붙였다.

초과세수 규모에 대해선 "세수가 7, 8, 9월에 한 달에 30조원 정도 들어오는데 11∼12월은 절반 토막 정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나, 변수가 있어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10조원대 초과 세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초과세수가 금년 말까지 들어와서 초과세수로 내년에 넘어가면 결산 결과에 따라 처리해야 하며, 국가 결산 절차는 내년 4월에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올해 세금 징수를 안 하고 내년에 납부하도록 하는 납부 유예 제도가 있고, 금년에 코로나 19 위기로 영세사업자와 중소기업이 어려워서 납부유예 조치를 많이 해 줬는데, 그래서 내년에 세금을 걷도록 유예해서 내년에 세수가 들어오면 내년 세입으로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안에 대해 홍 부총리는 내년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정희용 의원이 "코인거래 상당 부분을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는데 과세를 무리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묻자, 그는 "정부가 무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작년에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법도 통과시켜 주고 다 합의가 된 걸 1년 뒤에 와서 정부 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이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해 법을 통과시켜서 유예하겠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찬성 입장은 아니고, 그대로 과세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한테 유예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철회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과세 시스템을 구축해 과세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준비돼 있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