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與 단독 안조위 통과…국민의힘 불참

안조위원, 與·野 3명 동수로 구성되나 김의겸 위원 선임으로 與4·野2 구도

국힘, 김의겸 위원 반대하며 회의 거부 불참...與 단독 심의·의결 가능해

국힘 최형두 "유례없는 언론재갈법 강행...대한민국 민주주의 후퇴 가져올 것"

민주당, 19일 오전 11시 문체위 전체회의 소집...25일 8월 임시국회 처리 목표

더불어민주당이 강력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18일 국민의힘 불참 속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문체위는 이날 오후 4시 안건조정위 첫 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선임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의를 거부해 공전을 거듭했다.

애초 민주당은 전날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반발로 안건조정위가 구성됐다.

안건조정위는 국회법에 따라 여야 3명 동수로 구성된다. 그러나 야당몫 안건조정위원으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김의겸 의원이 배정되면서 사실상 '여권 4명' 대 '야권 2명'의 구도가 됐다.

안건조정위 임시의장을 맡은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 5시 20분께 정회를 선포했고, 국민의힘 소속 이달곤·최형두 의원은 일제히 퇴장했다.

야당의 보이콧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자당 소속 이병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해 회의를 속개했다. 국민의힘 불참 속 김승원·이병훈·전용기 민주당 의원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4명이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불참해도 의결정족수(재적위원 3분의2)를 충족하는 만큼 범여권 단독 처리가 가능했다.

안건조정위원회에서는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등은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수정안을 의결했다. 공익침해행위 관련 보도,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관련 보도 등에 대해서도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기존안에서 한발 물러섰다.

아울러 민주당이 전날 다시 제출한 수정안 내용도 반영됐다.

손해액 산정과 관련, 원안의 '전년도 매출액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한다'는 원안 조항은 삭제됐고, '언론사 등의 사회적 영향력과 전년도 매출액을 적극 고려한다'로 수정됐다.

기자 개인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던 원안 조항도 삭제됐고, 핵심 쟁점이었던 '고의 또는 중과실 추정' 조항도 일부 수정됐다.

국민의힘 소속 최형두 위원은 안건조정위 의결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문명국가에 유례없는 언론재갈법을 국회법 절차 축조심의, 안건조정위 원칙 무시하며 강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야당반대 묵살하고 안건조정 무시하고 강행한 임대차3법의 결과처럼 언론중재법(언중법) 개악 강행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내 개정안 입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19일 오전 11시 문체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법사위 상정을 위한 숙려기간(5일)을 감안하면 이날일까지 상임위 처리를 마쳐야 이달 마지막 본회의인 25일에 처리가 가능하다.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전체회의 의결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도읍 정책위 의장을 만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저지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동에서 “언론노조의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하지만, 민주당이 19일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해 강행처리 의지를 굽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간 우리 당은 민주당 개정안에 강경 입장을 취했고, 다른 부분과 연계해 노력해 봤다"며 “우리가 처음에 더 강하게 투쟁했어야 한다는 반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언론노조는 안건조정위 이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 강행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은 철회돼야 하고, 국회에서 '(가칭)언론개혁 특위'를 통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민주당이 개정안 입법을 강행할 경우, 언론노조와의 전면적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언론노조는 이미 '대여투쟁'을 결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