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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자 맞아?" 윤석열 전 총장 잇따른 직설화법으로 역풍 자초

  • 보도 : 2021.07.20 16:58
  • 수정 : 2021.07.20 17:15

주 52시간 근무제, 근로기준법 규정
2021년 7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체에도 적용

조세일보
◆…윤석열 예비후보가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가 실패한 정책이라며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윤석열 대변인실 제공)

정치인은 자신의 철학을 메시지로 낸다. 자신의 생각을 국민에게 전달하여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하지만, 정치 초보자 윤석열 전 총장은 정제되지 않은 직설화법으로 구설수를 자초해 역풍을 맞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며칠 전 전국민재난금 선별지급을 강조하면서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고 발언해 납세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더니, 이번에는 '주 120시간 노동'발언으로 십자포화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발언의 취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발언의 앞 뒤 맥락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을 써서 화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법치를 강조해 온  검사출신답지 않은 발언들이다.

◆ "주 120시간" 발언…"사람 잡는 대통령 되려는 것이냐"

윤 전 검찰총장은 지난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하면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한다"며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의 취지는 '노동시간을 일률적으로 규제하지 말고 업종에 따라 집중적으로 일하고 쉬자'는 뜻으로 이해되긴 하지만,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라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과연 누구를 위한 발언이냐는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정의당 심상성 의원은 20일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며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고 소개한 뒤, "4차산업혁명 시대에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다. 요즘 말로 이거 실화냐?"라고 비꼬았다.

강병원 최고위원 역시 "노동을 바라보는 윤 후보의 퇴행적 인식"이라고 지적한 뒤 "주 4일제가 정치권 주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윤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언제까지 밤샘 수사하며 피의자들을 달달 볶던 검사 마인드, 꼰대 마인드로 세상을 보려 하느냐. 제발 업데이트 좀 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9세기 초에나 있을 법한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하겠다고 나서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하며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총장의 주 120시간 발언에 대해 "사람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 (120시간 근무는) 가능하더라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윤석열 후보님께서 주 52시간 근무제에 '예외조항'이 전혀 없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로 사회', '일 중심 사회'로 불리며 장시간 근로로 악명이 높다"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시는 윤 후보님, 대한민국 이렇게 계속 과로하면서 일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후보라면 국민의 저녁 있는 삶과 워라밸을 보장해서 반드시 '행복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워라밸은 약속하지 못하더라도 부디 극단에 치우쳐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올바른 정책 방향까지 흔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기업의 잘못은 오너가 아닌 법인에게 책임 물어야"

윤석열 전 총장은 같은 날 같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발언 외에도 "기업의 잘못은 오너가 아닌 법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오너의 잘못은 오너에게 물어야 한다. 법인은 양벌규정을 통해 함께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치를 시험 보듯 암기로 하는 사람, 절대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윤 전 총장이 검사 재직시절 기업 오너에 대한 수사를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 국민들에게 의구심을 심어줄만한 발언이다.

◆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5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세금을 걷었다가 나눠주느니 안 걷는게 낫다"고 발언해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은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중학생도 세금을 왜 걷는지 아는데, 이런 기본 상식을 모르는 야권 대선 후보라니 더 믿을 수가 없다"며 "9년 더 공부하고 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가와 가계, 기업은 삼각형 모양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이 그림은 중학교에서도 배운다. 국가는 이 과정에서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하게 된다"며 "세금은 근본적으로 재산과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하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실제로, 세금은 걷어서 모두 쓰이는 것이 정상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겐 세금이 직접 지원금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부자들에겐 간접적으로 쓰인다. 세금은 도로, 철도, 공항,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지하철 등 도시 인프라건설, 공공기관 인건비, 치안, 국방비 등에 쓰인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다.

국가 운영의 근간인 납세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은 법치주의자답지 않은 발언이다.

◆ "식사 또는 골프를 한 경우는 있으나 접대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

윤 전 총장에 대해 지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내던 때 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으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다.

한겨레는 조 전 회장의 달력 일정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조 전 회장은 2011년 4월 2일 '강남 300CC out코스'에서 '최 회장', '윤검'과 함께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일정표에 등장하는 최 회장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이며, 윤검은 윤 전 총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보도에 대해 윤 전 총장측은 입장문을 통해 "한겨레가 10년도 더 이전에 있던 일반적 대인관계를 두고 '스폰서' 또는 '접대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는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일정표에 최 회장, 윤 검 등 기재가 있다고 제가 그날 골프를 쳤다고 단정적 보도를 했다"라며 "사실무근이자 악의적 오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측은 그러면서 "20여 년 전부터 10년 전 사이에 여러 지인과 통상적 식사 또는 골프를 한 경우는 몇 차례 있으나 평소에도 그래왔듯 비용을 각자 내거나 번갈아 냈기 때문에 접대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10여년 치 조남욱 전 회장이 일정으로 쓰던 달력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제기한 의혹이라며 윤 전 총장이 골프친 일이 없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대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골프접대 의혹 보도가 나오자 여권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사가 골프를 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범죄 의혹이 있는 업자와 밥 먹고 술 마시고 골프를 쳤다면 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은 대선이 아닌 본인에 대한 수사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전 총장 측은 오보라며 반발했지만 조 전 회장의 접대 달력 기록과 선물 리스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대검 중수부, 특수수사를 지휘하고 컨트롤타워였던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정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삼부토건 조 전 회장이 충청도-서울대 법대 출신 법조계 인사들의 후원자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라며 "시민들은 기록에 남아 있다면 접대성 의혹이 짙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식사 및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 자체가 없고, 어떤 사건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식사와 골프를 했으나 접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인과 골프를 친 공무원을 수사할 때와 같은 논리로, 윤 전 총장이 지인들과의 식사와 골프 회동에서 자신이 접대를 받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않는 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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