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막는 관세청이 '행복추구권' 침해
통관 허용해야 한다는 '국민청원' 등장
관세청 "허용 여부, 관계부처와 협의 중"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헌법과 사법부를 무시하고 리얼돌 통관을 무조건 불허하는 관세청을 막아주세요'라는 게시 글이 등장했다. (캡쳐 국민청원 게시판)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인 '리얼돌' 수입의 허용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속화 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서울행정법원에서 리얼돌의 '수입통관 보류처분'에 대해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통관을 허용해야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헌법과 사법부를 무시하고 리얼돌 통관을 무조건 불허하는 관세청을 막아주세요'라는 게시 글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 글에는 1400명(27일 오후 기준)을 상회하는 인원이 공감을 표시한 상태다.
앞서 성인용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모 업체의 대표 A씨는 지난해 1월 중국에서 리얼돌 1점을 수입하려했지만 관세당국에 의해 통관 보류됐다.
당시 김포공항세관 측은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면서 "통관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리얼돌이 사회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소송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 재판부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한다'며 리얼돌 수입을 허용해야한다고 판결하면서 논란이 재 점화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헌법 제 17조 문구를 서두에 인용했다.
청원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리얼돌 통관을 불허하는 행위는 명백히 국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의 행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명백하게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개인이 은밀하게 사용하는 성기구로서 수입과 판매, 구매와 소지는 정상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관세청이) 대법원에 판단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항소를 하며 통관을 불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제품까지 개발했는데, 이는 리얼돌을 규제가 아닌 산업적 측면에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규제만 할 문제가 아니라 산업 진흥 측면에서 정부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최근 관세청도 리얼돌 통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타 관계부처와 함께 리얼돌 통관에 대한 방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통관기획과 관계자는 "최근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리얼돌 수입통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얼돌 수입이 됐을 때) 사회적으로 풍속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제도적인 보완이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