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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존재감 없는 세금포인트, 입법으로 진화해야

  • 보도 : 2019.12.12 10:41
  • 수정 : 2019.12.12 10:41

세금 잘 내는 납세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무엇이 있을까? 우선 자진신고하면 세금을 깎아 주는 신고세액공제제도가 있다.

세법에 정해진 것으로 그동안 많은 납세자가 양도소득세나 상속·증여세에서 자진납부를 통하여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양도소득세에서는 얼마 전 폐지되었고, 상속·증여세에서는 세액공제 비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그밖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세금포인트 정도이다. 이는 성실한 납세자들이 세금납부에 대한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도록 한다는 착한 목적으로 2004년 도입한 제도이다.

적립된 포인트로 납세담보를 면제받거나, 성실납세자 전용 창구를 이용할 수 있고, 민원증명서를 택배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2014년에는 중소기업에도 확장되었다. 그 근거는 세법이 아니라 국세청 훈령인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이다.

납세자가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출국정지의 제재 이외에 나아가 30일간 강제구금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도 입안되었다. 이들 모두 시행시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징수강화를 위하여 마련된 새로운 제도이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은 국가나 기업, 학교, 가정교육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원칙이다. 세금을 놓고 보면 벌은 엄격하고 강화되고 있지만 상에는 매우 인색하다. 상이라고 만든 세금포인트는 납세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최근 개인 납세자의 세금포인트 사용실적은 0.1%라는 분석이 나왔다.

"몰라서 못쓰고, 알고도 쓸 곳이 적네요." 이는 어느 분석기사의 제목이다. 잘도 붙였다.

납세자가 세금포인트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면 모두 앞 다투어 사용할 것이다. 상을 주려면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어야 한다. 세금포인트가 생색내기나 장식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금포인트라는 상(賞)의 근거가 국세청훈령이라면 그 한계가 뻔하다. 획기적인 발상으로 틀을 바꾸어야 한다. 국회에서 법률로 정하여 성실납세자가 칭찬받고 긍지와 보람을 갖게 하는 수준으로 격상하여야 한다.

예산국회에서는 세정과 관련한 온갖 법률안이 난무하지만 성실납세자에게 혜택을 주자는 입법안은 보지 못했다. 이를 위해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재정 없이는 상다운 상을 줄 수 없다.

일부 납세자에게는 근로장려세제를 통하여 세금으로 부족한 소득을 보충까지 하여 준다. 성실사업자가 많은 세금을 냈어도 파산하게 되면 체납자의 낙인만이 있을 뿐 국가는 사업 재기를 돕거나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은 외면하고 있다. 국가가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일부 국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납세자연금도 도입을 검토하여야 한다. 필벌(必罰)만이 아닌 신상(信賞)이 균형을 갖추어야 선진 납세문화를 갖게 된다. 세금을 성실하게 많이 낸 것이 보람이 되고 칭찬을 받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현재의 세금포인트 제도는 그 도입목적과 같이 "성실한 납세자들이 세금납부에 대한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는" 것에 턱 없이 못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다수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니까.

세금포인트는 단지 국세청의 징수업무를 위한 것이 아닌 납세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입법으로 진화하여야 한다. 이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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