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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 : 2019.11.28 09:44
  • 수정 : 2019.11.28 09:44

38기동대, 국민에게 잘 알려진 이름이다. 체납지방세를 징수하는 서울시 산하 38세금징수과의 약칭이다.

38기동대는 몇 년 전 어느 케이블 채널의 <38사기동대>라는 이름의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악성 체납자의 재산을 드라마틱하게 찾아내 징수하는 설정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38이 붙은 이유는 헌법 제38조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체납세액은 국세가 훨씬 크지만 지방세는 자동차세 등 소액체납액에 체납자가 많기 때문에 그 징수의 절실함이 더 하다. 날로 진화하는 조세회피나 탈세를 찾아내 조세를 부과하여도 이를 징수하지 못하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될 뿐이다.

대다수의 납세자는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하지만 그렇지 않은 낯 두꺼운 납세자도 있기 마련이다. 38기동대는 조세 체납자에 경종을 울리고 납세의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본 따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유사한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세정의 체납관리단"이란 긴 이름도 있다. 국세청도 체납세액 징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조세를 체납하면 고액체납자는 명단공개, 인허가사업 제한, 출국정지 등의 각종 제재가 따르지만 징수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납세자가 재산을 숨기고 안 내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실패, 보증입보, 가정사정으로 없어서 못 내는 경우도 흔하다.

생애에 많은 세금을 낸 이에게 납세자 연금을 주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도 않는다.

체납사유의 옥석을 구분하기는 정말 어렵다. 이 문제를 좀 더 해결하겠다고 국회에는 악성 체납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구금하는 입법안까지 올라와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납세의무 이행도 중요하지만 체납징수 과정에서 우려되는 납세자에 대한 권리침해이다.

국세징수법 제26조, 지방세징수법 제35조는 "세무공무원은 재산을 압류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체납자의 가옥·선박·창고 또는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하거나 폐쇄된 문·금고 또는 가구를 열게 하거나 직접 열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세무공무원의 이러한 행위는 행정법상 행정강제 그 중에도 즉시강제에 해당한다.

형사사법에서의 영장주의는 헌법상의 원칙이다. 행정작용에도 당연히 이러한 기조는 유지되어야 한다. 경찰강제에 있어서도 경찰관의 자의적 판단은 허용되지 않고 긴급성과 대안이 없어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특히 주거에 대한 수색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 조항이 세무공무원에게 강제조치에 대한 필요성 판단을 일임하는 것은 위헌적 소지마저 있다. 체납징수를 위한 강제력의 행사라 하더라도 헌법상, 행정상의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

체납징수의 필요성만 강조해서는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관련 조항을 합헌적으로 정비하고 그 구체적 집행기준도 마련하여 공개해야 한다.

이는 체납구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찬사를 이끌어 냈던 38기동대의 앞으로의 과제이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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