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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세금에 검찰고발까지 했는데...조세심판원, "과세기각"

  • 보도 : 2019.10.01 16:39
  • 수정 : 2019.10.14 20:18

심판원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탈세 없었다"
압수수색 등 탈세혐의 수사 착수한 검찰의 판단은?

인사

국세청이 옛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 분할 과정에서 이루어진 자산승계 방식을 문제 삼아 수 백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부실과세'로 판명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상당한 인력을 동원해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거액의 세금은 물론 검찰 고발(조세범처벌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삼성테크윈이 과거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를 따로 떼어 '삼성디지털이미징'을 만들었는데, 당시 카메라사업의 재고자산을 신설법인에 넘기지 않고 대량 폐기한 것처럼 장부에 허위 기재하면서 '부외자산'으로 관리한 정황을 국세청이 포착한 것이었다.

국세청은 분할양도차익에 따른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적격분할' 요건인 자산을 승계(분할법인→신설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기한 불복을 심리한 조세심판원은 '부실과세'를 의미하는 인용(납세자 승소) 결정을 내렸다.

재고자산이 분할된 사업을 유지하는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장부조작을 하고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으로 국세청이 검찰 고발한 사안이었던 만큼, 심판원 결정으로 인한 국세청이 입은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 백억원의 추징금에 더해 적지 않은 이자(환급가산금)까지 환급, 부실과세 논란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비적격 분할에 해당한다' 국세청 과세논리는…

사진교체

◆…국세청은 2009년 삼성테크원(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분할 과정을 두고 탈세를 의심했다. 분할신설법인에 일부 자산을 승계하지 않고 '적격분할'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1일 조세심판원과 국세청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지난 2009년 디지털카메라 담당 사업부를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분할했다. 이후 적격분할 요건에 충족한 것으로 판단, 그해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시 분할양도소득이 없는 것으로 신고했다.

'사업의 양도'로 판단했기에 자산 이전에 대한 부가가치세 신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를 비(非)적격 분할로 판단했다.

2017년 8월~2018년 1월 말까지 진행된 세무조사(2018년 1월4일 이후 '범칙조사' 전환) 결과, 일부 사업부문의 자산·부채가 신설법인에게 포괄 승계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해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대상인 재화의 공급으로 보고 약 309억원의 세금을 부과(추징)했다.

세법에서는 예외 규정을 제외하고 분할하는 사업부문에 속하는 모든 자산·부채가 포괄적으로 분할신설법인에 승계되어야 적격분할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테크윈이 분할계획서에서 명시한 부분을 어겼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 세무조사 결과, 분할한 사업부문에 속하는 재고자산을 고의로 누락했고 해외카메라 판매 사업을 수행하던 자회사들의 청산에 따른 자산·부채 역시 신설법인에 이전시키지 않았다.

분할 당시 재고자산을 장부상으로만 임의폐기 처리 후 승계재산에서 제외한 재고자산은 '부외관리'하며 추후 시장 매각·신설법인 매출증대에 사용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신설법인의 향후 재무제표(실적 등)를 좋게 보이게 할 목적으로 일종의 '분식회계'를 한 사안으로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신설법인에 당연히 승계해야 할 재고자산을 이전시키지 않은 것은 세법상 적격분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고, 실제와 다른 내용으로 장부까지 조작한 행위는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자산과 부채는 포괄적으로 승계됐다"

조세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측은 "분할계획서에 규정한대로 신설법인에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해당 재고자산 자체가 승계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홈페이지 화면 캡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분할계획서에서 정한대로 신설법인에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고 반박했다.

계획서에는 '사업부문에 관한 일체의 재산, 권리·의무,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는 모두 분할신설법인에 귀속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계획서에 반영되지 못한 일체의 채권도 그 원인이 되는 행위(또는 사실)가 사업부문에 관한 것이면 신설법인에 귀속된다는 문구도 함께였다.

분할한 사업에 관한 특정자산을 계속 보유하거나 특정부채를 변제한 뒤에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이는 개별적인 세무조정사항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적격분할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법 해석을 떠나 재고자산 자체가 애당초 승계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사업 분할 이전에 단종된 재고자산을 폐기하기로 이미 결정했기에, 더 이상 분할한 사업부문에 관한 자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재고자산을 이전하지 않은데는 신설법인이 사용할 자산도 아닌데다가 곧 고철로 매각할 예정이어서 굳이 비용을 들여 실물을 이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재고자산을 보관하면서 보관비용 등의 제반 비용을 부담했다고 한다.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것을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는 세법을 내밀며 비과세 대상인 사업의 양도라는 점도 강조했다.

적격분할 또는 사업양도가 아님에도 이를 속이려고 허위의 외관을 만든 것이 없다는 것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측 주장이다.

국세청의 부실 검증… 심판원 "승계할 자산 아니었다"

심판

◆…조세심판원은 지난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측이 제기한 심판청구사건에 대해 납세자 승소를 의미하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해당 재고자산이 분할한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과세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조세심판원은 양측의 주장, 사실관계를 심리한 결과 지난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장부상 넘겨야 할 재고자산을 없는 것처럼 꾸며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국세청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소리였다.

결정문에 따르면, 심판원은 포괄적 승계에 대해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모든' 자산·부채가 승계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증여의 경우처럼 개별 이전하는 방식이 아닌, 해당 사업 활동에 필요한 자산·부채가 분할신설법인에 '한꺼번에 이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삼성테크윈은 분할 이전(2009년 1월)에 재고자산을 폐기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분할이 이루어지고 난 뒤 폐자재로 매각됐다는 점을 들어 분할 사업부문의 동일성이 유지되기 위한 필수적이고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외 카메라판매 사업 관련한 자회사 청산절차는 세무조사로 지연됐을 뿐 청산절차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자산이 신설법인 사업과 관련이 있다고 보진 않았다.

일부 자산·부채가 신설법인에 승계되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재고자산의 실체 처분가액이 신설법인 자산총액의 0.8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격분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국세청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했다.

한편 조세심판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국세청 고발로 현재 진행 중인 검찰의 수사(조세범처벌법 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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