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구에 위치한 동안양세무서 청사. 국세청은 하반기 조직개편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세무서 체납전담팀을 시범 운영 중에 있는데, 중부지방국세청에서는 동안양세무서(서장 강승윤)가 시범운영 중이다.
국세청이 일선 세무서 운영지원과를 폐지하고 징세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무서 내부에서도 조직개편의 효율성을 따져 보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각 세목별 과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 오던 체납정리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아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 개인납세과 등 전반적인 세무서 조직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르면 하반기 시작과 함께 체납전담 조직을 세무서 내에 신설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납세과는 지난 2015년 통합 시점부터 이미 체납전담 인원을 따로 두고 있다. 법인세과와 재산세과 역시 최근까지 체납전담 인원을 과 내에 배치한 바 있다.
각종 신고 업무와 체납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는데, 체납정리 업무를 태생적(?)으로 꺼려하는 직원들 사이에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복잡한 업무 대신 상대적으로 단순한 체납업무가 적성에 맞는 직원들도 만족감을 표했다.
직원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조직개편이었던 셈이다.
체납정리팀은 운영지원과 대신 신설되는 징세과에 소속, 세무서가 관리하는 모든 체납업무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세청은 각 지방청 별로 1개 세무서, 총 6개 세무서(남대문·동안양·부산진·영동·정읍·동대구 세무서)에 체납정리팀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체납전담 조직 신설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과 우려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긍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이미 개인납세과 체납전담 인력이 업무 효율성 제고를 증명했다고 주장한다. 보통은 악성체납과 체납자들의 민원으로 인해 직원들이 체납전담팀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
한 일선 직원은 "개인납세과는 소득세과와 부가세과가 통합된 조직으로 직원들이 1년 내내 신고업무에 매달리고 민원 전화를 받는 등 체납에 신경 쓸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며 "본청에서 업무 지시가 내려오면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일을 하느라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루만 연차를 내더라도 다음날 출근하면 새로운 업무가 내려와 있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이 일선 직원의 이야기.
그는 "체납 업무는 본인이 맡은 체납 부문에 대해 본인이 알아서 스케줄 조정을 하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오히려 체납업무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많다. 법인세과나 재산세과도 체납 업무를 따로 떼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체납전담 조직 신설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지적하며, 조직개편 과정에서 반드시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 일선 세무서장은 체납전담팀이 생길 경우 소액체납은 등한시 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체납전담 조직은 체납액에 따라 개인 실적이 좌우될텐데, 직원들이 고액 체납에만 매달릴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체납 업무는 액수와 관계 없이 납세자들에게 '세금은 반드시 내야하는 것'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것인데, 전담팀이 생기면 실적이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선 관계자는 세원관리 부서와의 소통문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현재 체납업무는 세원관리부서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어 그나마 소통이 가능하지만 부서가 달라지면 그동안의 체납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체납은 최대한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인데, 체납전담팀이 생기면 세원관리부서들이 더 이상 여기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체납전담팀에 넘기면 끝'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