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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부담금과 헌법

  • 보도 : 2018.04.25 09:50
  • 수정 : 2018.04.25 09:50

부담금 납부에는 대가가 없다. 부담금은, 국가가 대가관계 있는 급부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도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부과하는 공적 의무다. 반대급부 없이 강제되는 공법상 의무라는 점에서 조세와 매우 유사하다.

조세와 차이가 있다면, 세금은 국가가 일반적인 공공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담세능력이 있는 일반국민에 부과되지만, 부담금은 특별한 과제 수행을 목적으로 당해 공익사업과 일정한 관련성이 있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만 부과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부담금 역시, 조세와는 다른 양상이지만 헌법적 통제를 받는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률에 대해 수차례 위헌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가령, 개발사업지역에서 공동주택의 수분양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근거 조항에 대해 학교시설 확보라는 부담금 부과 목적과 납부의무자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헌법재판소 2005. 3. 31. 선고 2003헌가20 결정). 

아울러 주택재개발사업에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할 때, 현금청산 대상이 되어 제3자에게 일반분양됨으로써 기존에 비해 가구 수가 증가하지 않는 개발사업분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은 조항 역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취급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13. 7. 25. 선고 2011헌가32 결정).

헌법재판소가 이처럼 부담금의 위헌성을 인정한 선례들이 있으나, 조세에 비해서는 헌법적 통제가 완화된다. 입법자로서는 조세보다는 부담금의 형식으로 도피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어떤 공적 과제에 관한 재정조달을 조세로 할 것인지 아니면 부담금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입법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일 국가가 일반 재정수입에 포함시켜 일반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사용할 목적이라면 반드시 조세의 형식으로 해야 한다. 부담금의 형식을 남용해서는 곤란하다.

나아가 정책실현 목적의 부담금이라고 하더라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목적이 정당하다는 이유만으로 부담금의 헌법적 정당화 요건이 충족되지는 않는다. 적어도 부담금이 사회적ㆍ정책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법 앞의 평등원칙에서 파생되는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

법무법인(유) 지평
박성철 변호사

[약력] 법무법인(유) 지평 파트너변호사
[이메일] scpark@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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