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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의 범위에 관한 납세자의 신뢰보호

  • 보도 : 2018.04.11 11:05
  • 수정 : 2018.04.11 11:05

최근 대법원은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의 범위에 관한 혼선을 정리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인세법은 '국외원천소득이 있는 내국법인이 조세조약의 상대국에서 해당 국외원천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감면받은 세액 상당액은 그 조세조약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세액공제 또는 손금산입의 대상이 되는 외국법인세액으로 본다'는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를 두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외국에 해외사업장(지점이나 영업소)을 가지고 있는 내국 법인이 해외사업장에서도 소득을 얻은 경우(이하 '해외소득') 이에 대하여 산출세액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공제하여 세제상 혜택을 주는 것이다.

해외소득에 대하여는 일단 해당 외국의 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해외소득을 내국법인의 소득에 그대로 합산하여 국내에서도 세금을 부과하면 일정한 소득이 해외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법인은 이중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 납부하였거나 납부할 법인세액을 국내에서 납부할 법인세액에서 공제하거나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납세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임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산출세액에서 국외원천소득이 당해 과세연도의 과세표준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한도로 인정하고 있어 국외원천소득은 있으나 국내사업소득의 결손으로 산출세액이 없는 경우나 어느 국가에서는 이익이 발생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결손이 나서 전체적으로 국외원천소득이 결손인 경우 등에는 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손금산입 방법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는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이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하여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조세감면을 하는 경우, 감면세액을 사실상 납부한 것으로 간주하여 외국납부세액에 포함시킴으로써 개발도상국의 조세감면효과를 외국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귀속시키기 위해 마련되었다.

최근 대법원이 선고(2018. 3. 13.)한 사건에서는 '한ㆍ중 조세조약'의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 규정이 문제되었다.

위 조약(제10조 제2항 가목)에서는 배당을 받는 자가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의 자본 25% 이상을 직접 소유하는 회사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제한세율인 총 배당액의 10%보다 낮은 5%의 한도 내에서만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과세를 인정하면서, 같은 조항 후문에서는 '이 항의 목적상 제10조 제2항 등의 경우에는 세액은 배당 등 총액의 10%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이중과세를 최소화하고 국제투자를 촉진할 필요성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 있는 해외사업장에서 일정한 소득이 발생할 경우 실제로는 중국에서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혜택으로 5%만 과세하면서도 외국납부세액은 10%로 '간주'되어 5%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5%에 대해 추가적으로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에 따른 세제상 혜택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 것이다.
 
최초 위와 같은 쟁점이 문제된 사건(과세관청이 납세자가 중국에서 실제 납부한 5%의 제한세율을 적용한 세액에 대해서만 직접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보아 법인세를 부과함)에서는 납세자가 승소했는데(항소심 판결에 대해 과세관청이 상고했는데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대법원에서 확정됨), 대법원이 명시적인 법리판단을 내리지 않은 탓인지 이후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주는 하급심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사건의 원심(서울고등법원 2016누62711)도 위 간주조항(제10조 제2항 후문)이 한ㆍ중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을 넘는 혜택을 주는 원천지국의 세법에 감면규정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는 논리로 위 5%에 관한 세액을 외국납부세액 공제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한ㆍ중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에 의하여 원천지국에서 5%의 제한세율로 배당소득에 대한 조세를 납부하였더라도 제10조 제2항 후문에 따라 원천지국에 납부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액은 총 배당액의 10%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실제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의 실질을 중시할 것인지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의 제도적 취지를 중시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납세자의 신뢰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외국납부세액공제가 일종의 세제 혜택임을 감안하면 경제적 실질에 맞게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여지도 있겠지만, 헌법의 대원칙인 조세법률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행법이 간주 제도를 두고 있는 이상 납세자의 신뢰보호를 위해 대법원과 같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대법원 2017두59727]

법무법인(유) 지평
김태형 변호사

경기과학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졸업, 제49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서울지방변호사회 제14기 조세연수과정 이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제3기 회계연수원과정 이수, 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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