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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법전쟁'이다]

카드사에 떠넘긴 세금 '630억'…대리납부제 도입될까

  • 보도 : 2017.11.09 07:29
  • 수정 : 2017.11.09 07:29
대리징수

신용카드사가 사업자(카드가맹점)에게 대금을 지급할 때 부가가치세를 미리 떼어 이를 국세청에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신용카드사가 거래대금을 사업자에게 모두 지급하고 사업자가 이 가운데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을 국세청하는 납부하는 구조인데,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신용카드사가 세금을 미리 떼어 납부하도록 해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탈루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행정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부가가치세를 더 징수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국세청을 대신해 추가비용을 떠안아야 할 신용카드사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카드사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논란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도 도입(2019~2021년, 3년간 한시)과 관련한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이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상정, 심의될 예정이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데는 사업자의 거래시점과 부가가치세의 납부시점 차이에서 오는 탈루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체납발생액은 1996년 2조9000억원에서 2015년 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부가가치세 징수액 대비 16.5%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타깃을 체납률이 높은 유흥주점(단란주점)업으로 삼고, 카드사가 사업자의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4%를 우선 대리 납부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사업자로서는 대리납부 금액만큼 현금보유를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보완하고자 대리납부금액의 1%에 대해 세액공제를 허용하는 인센티브까지 마련해놓은 상태다.

부가가치세의 체납세액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징수 체계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어느 정도 타당하게 여겨진다. 정부로서도 세원관리 측면에서 이 제도를 밀어부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리납부제도 도입으로 인한 세수효과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630억원이었다.

그러나 세수감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점업 사업자가 카드결제를 기피하거나 현금결제 시 대폭적인 할인을 제시하면서 현금결제 유인이 있을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사업자가 신용카드 결제를 회피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세수효과는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드회사가 떠안아야 할 비용 부담은 해소되지 않은 논쟁거리다.

카드사와 부가가치세 거래와 면세거래를 신용카드사가 구분하는 시스템을 비롯해 인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업종에 국한되어 있다고는 하나, 시범사업 이후에 단계적으로 업종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조세저항을 일으킬 요소다.

대리납부제도 도입을 계기로 카드사들이 '카드 한 장 만들 때마다 내야 하는 세금 1000원을 인하해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으며, 의원발의 세법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카드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는 "시행시기가 아직 남아 있고, 세부적인 안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정부와 줄다리기를 이어가려는 모양새다.

개인정보를 침해 논란도 '뜨거운 감자'.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국세청이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카드사를 통한 대리징수제도를 도입할 경우 사업자들이 개인정보보호의 침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조세저항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신용카드사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비용부담이 발생한다'며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부가세 대리납부제의 정책 효과를 비롯해 업계가 요구하는 인프라, 인건비 등 지원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카드사의 요구를 많이 들어준 개정안이라고 밝힌 상태여서 인센티브 성격의 지원에 대한 입씨름으로 입법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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