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업자가 사업을 하다보면, 중요한 것이 '필요경비'일 것입니다. 소득세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입증하기 곤란한 비용까지 비용으로 장부에 기록한다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될 수 있기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자가 장부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증명서류에 의해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없을 때는 추계로 소득금액이 결정되는데, 소득률의 적정 수준을 놓고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마찰도 잦습니다.
게임머니와 게임아이템을 판매하는 사업자 A씨는 1년 반 가량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 신고를 했습니다. 이후 개인 사정으로 폐업신고하고, 10개월이 지나서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약 1년 넘게 같은 영업을 했습니다.
A씨는 세금신고를 사업자등록 기간 중에만 했고, 사업자 미등록 상태에서는 발생한 매출액에 대해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고, 본인을 포함한 가족 명의 계좌로 입금 받은 사업의 매출금액에 대해 세금을 부과 받게 됩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는 결국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게 되는데요.
A씨의 입장은 간단합니다.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사와서 팔았던 것인데 사온 금액은 무시한 채 팔았던 금액만 놓고 소득세를 부과했다는 것입니다. A씨는 “추계 결정한다 하더라도 금융계좌에서 출금으로 확인되는 매입비용(아이템 구입비용)은 수입금액에서 공제함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세청의 과세 논리는 어떨까요. A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을 때 사업과 관련된 장부, 객관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게다가 심판청구 시점에도 통장거래내역 이외의 공급자, 품목, 단가, 수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서류도 없다는 것이죠.
국세청은 “이 거래내역이 총 수입금액과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재화의 매입비용이라는 객관적인 증비서류가 없으므로 종합소득세 추계 결정 시 해당비용을 주요 경비에 산입하지 않고 결정한 당초 처분은 정당하다”고 맞섰습니다.
조세심판원은 A씨가 주장하는 경비금액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를 '재조사'하라고 결정했습니다. A씨 등의 거래계좌에서 매출액과 관련 있는 매입으로 추정되는 출금액이 확인되고 있다는 근거에서입니다.
특히 거래아이템 거래마진은 다수의 거래에서 소액의 마진을 취하는 거래구조로서 반드시 매입이 필요한 거래로 보인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국세청이 산정한 추계 소득금액의 소득율이 과다해 보인다는 점까지 지적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6광4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