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이 추가경정예산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더 걷혔다.
직전연도인 2015년에 비해서는 무려 25조원이나 늘어난 규모를 보인 것이다.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는 상황에서도 2년 연속 '세수풍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재해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6회계연도의 총세입·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지난해 국세수입 242.6조…어떤 세목이 '효자역할' 했나
2016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42조6000억원이었다. 이는 추경(232조7000억원)대비 9조8000억원(4.2%↑)이 늘어난 규모.
2015년 국세수입 실적(217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24조7000억원이나 더 걷혔다.
사실 경기가 어려운데도 세금이 더 잘 걷히는 부분은 쉽게 납득하지 못할 수 있다. 세수실적 개선 원인에 대해 기재부는 "2015년 법인실적 개선, 소비 증가, 부동산시장 호조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그간의 대기업·고소득자 중심의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노력에 복합적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세수입의 증가폭이 가장 큰 세목은 부가가치세였다. 부가세 수입은 1년 전보다 7조7000억원이 늘었다. 소비가 증가하고, 수출·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가세 환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법인세 수입은 법인실적이 개선되고, 대기업 비과세·감면 정비의 효과로 7조1000억원이 더 걷혔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세전순이익은 2014년 53조4000억원에서 2015년 63조3000억원으로 18.7% 올랐다. 조세특례 축소로 상출기업 실효세율은 2013년 18.0%에서 2014년 18.7%, 2015년 19.2%, 지난해 19.6%를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세다.
소득세는 7조8000억원이 더 늘었다.
명목임금 상승에 따라 근로소득세 수입이 3조9000억원, 부동산시장 호조세로 양도소득세 수입은 1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여기에 개인사업자 소득이 늘어나면서 종합소득세 수입 역시 1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또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1조2000억원, 개별소비세는 9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관세는 수입 부진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원이 줄었으며, 금리하락에 기인한 이자소득세 수입도 4000조원이 덜 걷혔다.
작년 345조 거둬 332조 썼다…세계잉여금 2년 연속 '흑자'
작년 총세입은 345조원으로 예산(341조9000억원)에 비해 3조원 더 걷혔다.
일환회계 세입은 예산보다 2조2000억원이 늘어난 281조7000억원이었으며, 특별회계 세입은 당초 예산보다 8000억원이 초과한 63조3000억원이었다.
총세출은 332조2000억원으로, 예산현액(348조원) 대비 95.5%를 집행했다.
일반회계 세출은 예산현액 대비 97.5%인 274조원, 특별회계 세출은 예산현액 대비 86.9%인 58조2000억원을 지출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은 뺀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액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8조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세계잉여금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5년(2조8000억원 흑자) 이후 2년 연속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쓰지 않은 돈을 의미하는 '불용액'은 11조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 늘었다. 집행상의 불가피한 점이나 저유가 등 경제여건 변동의 사유로 발생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 불용률은 전년과 동일한 3.2% 수준이었다.
한편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국가결산 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 후 5월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