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은 같은 소득과 지출이 이루어졌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자녀 등 가족을 함께 부양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들은 연말정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부부 중 연봉이 높은 쪽으로 공제를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부양가족 수, 의료비 지출 내역 등을 고려해 최대한의 '절세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경우의 수'…동의만 하면 프로그램이 계산해 준다
일단 맞벌이 부부들은 국세청 홈택스에서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부부 중 공제를 어느 쪽에서 하는 게 가장 유리한지 '경우의 수'를 직접 따져보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세청은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통해 맞벌이 근로자 예상세액 계산하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단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부부 각각의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고 다른 배우자의 정보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근로자가 각각 연말정산간소화에서 공제항목을 선택해 공제신고서 작성하기와 예상세액 계산하기를 마쳐야 이용할 수 있다.
◆…국세청 홈택스 편리한 연말정산에서 제공하는 '맞벌이 근로자 절세안내' 화면.
부부 모두 소득금액이 100만원(총급여 500만원)을 초과해야 맞벌이 부부로 인정되며 이들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단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등을 부양하는 경우 기본공제(1인당 150만원)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경우 부양가족 공제는 부부 중 근로소득금액이 높은 쪽으로 몰아주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소득세는 누진세율 구조이기 때문에 부부가 과세표준이 비슷하거나 한계세율 근처에 있는 경우 인적공제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비는 부부 중 한명에게 몰아서 공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총급여액이 낮은 배우자가 공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의료비의 경우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분부터 공제되기 때문이다.
가령 남편 연봉이 3000만원, 아내 연봉이 20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부부 의료비가 80만원이 지출된 경우 남편이 공제하면 연봉의 3%인 90만원에 미달, 한 푼도 공제를 받지 못하지만 아내가 공제하면 60만원(연봉의 3%)을 초과하는 20만원의 의료비가 공제되는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 카드 사용도 현명하게
신용카드 역시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분부터 공제되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지출할 경우 절세가 가능할 수 있다. 단 신용카드 등의 공제는 한도가 300만원이기 때문에 한도가 넘어섰다면 배우자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배우자가 중도에 퇴직한 경우 신용카드는 다른 배우자의 카드를 사용해야 신용카드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또 배우자가 휴직 상태라면 다른 쪽 배우자의 카드를 사용하는 편이 절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배우자가 중도에 퇴직한 경우 퇴직 이후의 신용카드는 공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재직 중인 배우자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한편 남편은 사업자, 아내는 근로소득자인 경우 아내 카드를 사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사업자나 기타소득자는 신용카드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업자는 대부분이 신용카드공제, 의료비·보장성보험료·교육비공제가 안되므로 부양가족 중 의료비 등이 많이 발생한 경우라면 근로자인 배우자가 의료비 등이 많이 발생한 부양가족을 공제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