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이번 53회 시험에 합격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상재라 합니다. 대학교 4학년 시절 사회에 나가기 전에 나만의 무기를 가지고 나가고 싶어 세무사 시험에 응시하였으며 유예생활 끝에 합격이란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합격수기를 통해 저와 같은 유예생활을 하실 수험생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 과목별 공부 방법
(1)재무회계
재무회계는 법인세까지 영향을 미치는 과목입니다. 따라서 처음 공부할 때 확실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법인세를 공부할 때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저는 귀찮더라도 직접 분개를 손으로 써가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차대변의 논리를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닌 직접 손으로 쓰면서 이해한다면 나중에 2차 시험에 임박해서도 따로 어떤 것을 외우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분개가 자세하게 설명된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무회계 회독수가 쌓이면 재무상태표에서부터 현금흐름표까지 스스로 그려가며 회계 전반의 논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길 권해드립니다.
(2)원가관리회계
원가관리회계는 재무회계와 마찬가지로 처음에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처음에 기초를 잘 쌓아둔다면 휘발성이 다른 과목들에 비해 적어 점수를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원가를 공부할 때는 재무회계와 원가관리회계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2차 시험의 경우 기출분석을 해보면 빈출되는 주제가 정해져 있는데 그 부분은 연습서의 문제든지 기본서의 예제든지 전부 풀고 넘어가야 합니다. 특히 관리회계에서 별도로 산식들을 외우지 않고 몇 개의 논리를 정해 그 논리를 바탕으로 관리회계 전반을 이해야 합니다. 수많은 산식을 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수험에 있어 목적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3)세법개론
아마 대부분의 수험생이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 부딪히는 장벽이 세법개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선 드리고 싶은 말은 방대한 양과 외워야할 산식 등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처음 법인세를 배우실 때는, 회계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일 것입니다. 법인세는 기업회계와 세법간의 차이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인데, 기업회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채로 세법과의 차이를 조정하려 한다면 당연히 이해가 안되고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 회독을 하실 때는 강사님이 설명해주는 것을 놓치지 않되, 이해가 안 된다고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다음번에 볼 때 더 확실히 이해하고 또 그 다음에 볼 때 이해하려고 하면 됩니다. 소득세의 경우 법인세처럼 전반을 꿰뚫는 논리가 있는 것이 아닌 각각의 소득을 테마별로 공부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세부적인 사항들 까지 철저하게 암기해야하며, 세액공제부분까지 빠뜨림 없이 외우면 2차 시험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는 법인세와 소득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는 낮으나 간접소비세라는 큰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개별로 암기만 한다면 나중에 2차 공부를 하실 때도 많이 헷갈릴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 공부할 때 간주공급 등과 같은 용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4)재정학
개인적으로 미시경제학을 조금이라도 보고 재정학을 공부하길 추천합니다. 특히 비상경계 학생의 경우 재정학을 처음 공부하면 낯설기 마련인데, 시중에 재정학을 위한 미시경제학 류의 강의를 가벼운 마음으로 듣고 재정학을 공부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차 시험을 합격하기 위해서는 재정학과 선택법에서 고득점을 하여야 합니다. 저의 경우 12월 말까지 기본개념 강의를 완강 후 재정학연습에 실린 객관식 문제 전부를 3회독 하였고, 객관식 강의와 일일특강까지 모든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1차 시험을 앞두고는 일일특강에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단권화 하여 시험 한 달 전엔 일일특강 교재만 봤습니다.
(5)민법
개인적으로 선택법 중에서 민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시험범위가 민법총론에 한정되어 있어 실제 방대한 양의 민법을 공부하진 못하지만, 민법을 공부하면서 2차 시험 주요과목인 세법학을 공부하는데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생소한 법 용어를 미리 접하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분량도 적어서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도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6)세무회계(회계학 2부)
요즘 시험 트렌드는 회계학2부 면과락이라 생각합니다. 세무회계의 경우 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갖추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동차 때 전 과목 평균은 합격컷을 넘었으나 회계학2부에서 과락을 맞아 불합격을 했습니다. 유예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세무회계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채점자가 이해할 수 있는 답안지를 쓰자!' 였습니다. 우선 시중에 나온 유예강의를 수강하면서 세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틀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연습서를 5월까지 수없이 보고 답안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여기서 흔히들 말하는 '와꾸'는 지양하고,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답안을 작성하려 노력했습니다. 시험 두 달 전부터는 시중에 있는 파이널 문제집만 풀었습니다. 난이도가 상당하여 처음에는 정답률이 높진 못했지만 회독수가 쌓이면서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7)세법학 1부
세법학 1부는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상증세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법학을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해당 법령의 취지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시험에서는 법전을 주지 않으므로 최소한의 기본적인 법령은 외워서 시험장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러한 법령을 외울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해당 법령의 취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공부할 때 항상 '왜?' 라는 의문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왜?' 라는 질문에 답은 혼자서 생각하기보다는 기본서에 나와 있는 것들을 참고하거나 시중에 있는 강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기본서를 잘 활용하셔야 합니다. 1차 시험 합격 후 동차생이신 분들은 2차 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습니다. 이때도 포기하지 말고 기본서를 최소한 3회독 이상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만약 유예생이라면 시험보기 한 달 전 까지 기본서에 나온 법령을 철저히 암기하고, 해당 법령의 취지 및 대법원 판례를 반복하여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또한 기본서에 수록된 사례문제를 답을 보지 말고 직접 2차 시험 답안지에 풀어보십시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모범답안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사례문제를 접근할 때는 본인만의 논리체계에 의거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시험장에서 점수와 직결될 것입니다.
(8)세법학 2부
세법학 2부는 부가가치세법,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조세특례제한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법학 2부는 1부에 비해 암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의 경우 법령을 공부할 때 세법학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해당 법령이 만들어진 취지를 항상 떠올리십시오. 항상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이를 머리 속에서 잘 정리한 채 시험장에 들어가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별소비세법의 경우 단순 암기사항이 많습니다. 여기서도 법령의 취지를 떠올리며 암기하시되, 유예생 이상이라면 개소세 법령 전체를 암기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담배에 부가된 개별소비세율까지 다 외우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지방세의 경우 복잡한 사례문제가 나올 경우를 대비하여 최근 대법원 판례까지 반드시 숙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조세특례제한법의 경우 동차생이라면 5월에 공개강의 등을 수강후 30개 주제정도, 유예생이라면 3월부터 하루에 특정시간은 조특법을 공부하겠다고 정해두고 60개 주제 정도를 들고 가면 시험장에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4. 시험 한 달 전(유예생에 한정)
유예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시험 한 달 전에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였습니다. 저는 과목별로 시험 한 달 전부터 볼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회계학1부의 경우 각각 주제별로 해당 주제의 주요 개념, 문제풀이 방식, 헷갈리는 분개, 자주 틀렸던 유형들을 정리하였습니다. 회계학 2부도 1부와 마찬가지로 서브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세법학의 경우 유예생 때 대략 200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나의 주제 당 2차 시험 답안지 최대 2장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해당 법령의 취지부터 법령까지 차근차근 정리한 노트를 보았습니다. 세법학의 경우 분량이 최대 2장을 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약 분량이 많아져 버리면 이것은 기본서와 다를 바가 없으며 시험장에서 서브노트대로 쓰지도 못합니다. 저는 서브노트에서 모든 문제가 나온다는 마음가짐으로 마무리 정리를 했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리면 안 됩니다. 어떤 책을 못 봤는데 왠지 여기서 문제가 나올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오히려 불안해져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기 쉽습니다. 시험 한 달 전부터는 눈과 귀를 닫고 묵묵히 마무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5. 시험 이주일 전
이때는 세법학에 한정하여 여러 강사님의 일일특강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당 강의에서 최신 이슈가 된 판례들을 접할 수 있고 강사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서브노트를 제대로 작성했다면 해당 서브노트에 일일특강 내용 대부분이 들어가 있을겁니다.
6. 답안지 작성에 관해
최종적으로 세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2차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2차 시험은 주관식 시험입니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채점자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간혹 1차 객관식 시험과 착각하여 답만 맞으면 된다는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분들을 보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비록 최종 답안을 틀렸지만 본인이 알고 있는 계산방식, 논리 등을 답안지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제시한다면 일정한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 실제 시험이라 생각하고 시간을 재고 모의고사를 한회 풀어보십시오. 그리고는 본인이 작성한 답안을 친구나 가족에게 한번 보여주십시오. 만약 제3자가 그 답안지를 알아 볼 수 없다면 이는 잘못 작성된 답안지입니다. 2차 시험에서는 특히 시간이 부족하고 문제도 어려우니 답안을 깔끔하게 작성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습하고 또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글자체도 바꿔보고 필기도구도 다른 것을 써보고 빽빽하게 답안을 작성하기 보다는 여백도 줘가면서 말입니다. 채점자가 수험생의 답안을 받아봤을 때 한눈에 깔끔한 답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합니다. 명심할 점은 채점은 수험생이 하는 것이 아닌 채점자가 하는 것입니다.
7. 마치며
내년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분들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 올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가 자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힘들 때마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내 버팀목이 되어준 상아, 포항에서 응원해준 덕수, 수험생활 동안 스트레스 받을 때 마다 격려해준 범이, 대학까지 같이 다니면서 수험생활까지 함께 마무리한 봉희, 수험생활 위닝 파트너 재영, 스타 파트너 정현, 그리고 고향에서 고생하시는 하나 밖에 없는 어머니 외 모든 분들께 이 자리에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