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수학강사, 관세청에 입사한 이유는?

1. 인사말

저는 2015년 국가직 공채 시험(관세직)에 합격해 환급심사과에서 4개월간의 수습을 거친 뒤 현재는 외환조사과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임용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여러모로 미숙한 점이 많지만 조금씩 새로운 분야를 알아가는 과정이 설레기도 하고, 또 사무실 분들도 친절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히 지내고 있습니다.

2. 관세직공무원 준비 계기

저는 개인 사업을 하던 중 병원의 오진으로 건강상 문제가 생겨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었습니다. 오진의 후유증으로 외출은커녕 앉아있기도 힘든 상태였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호전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저도 뭔가 희망이란 걸 가져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학에선 경제학을 전공했고 평소 남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만약 내가 국가공무원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이란 직군이 생각보다 직렬도 다양했고, 저에게 어떤 분야가 맞을는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현직 세관 공무원이신 분의 권유를 받고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수험생활(슬럼프 극복방법 등)

시험공부를 하고 있을 무렵만 해도 건강이 썩 좋지 않아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한다는 건 도저히 상상도 할 수가 없었고 하루 5시간 정도를 엎드려서 공부를 해야하다보니 팔꿈치가 다 벗겨지고 통증도 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생계 문제도 절박했었고 이런 저를 위해 매일 새벽기도를 다니시는 엄마의 눈물을 보며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저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했기에 꼼꼼히 계획을 세워서 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충분치 못했고 그저 최대한 빨리 기본서를 1회독이라도 해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처음 며칠간은 국어 기본서를 보는 데만 해도 거의 2주가 훌쩍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이 없어서 슬럼프를 겪을 겨를도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기본서를 1회독씩 마친 다음에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더 빨리 2, 3회독씩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모의고사 문제집과 기출문제에 치중하며 점차 올라가는 점수에도 더욱 힘이 났습니다. 시험을 치르기 일주일 전 모의고사를 보았을 때는 왠지 자심감도 생겼습니다. 영어만 해도 몇 달 사이에 무려 70점이나 올랐으니까요.

역시 공시(공무원시험)는 노력을 저버리지 않는 시험임에는 분명한 것 같았습니다. 만약 지금 이 시간에도 초조함과 불안으로 집중을 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자신을 믿고 확신을 가져보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가장 취약한 과목이었던 국어 때문에 애도 많이 먹었고 그만큼 비용이나 시간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들을 만한 형편은 아니어서 관세법과 한국사 외에는 모두 교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본서는 재정국어로 보았고 3회독 후부터는 선재국어 문제집과 무료 모의고사 다운 받은 것들, 그리고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영어]

5과목 중에 영어 점수가 가장 많이(70점) 올랐었는데, 아마도 매일 같은 시간에 풀어 보았던 모의고사가 그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기본서는 해커스, 문제집은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 중에서 다섯 권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

강의는 EBS사이트에서 무료 강의를 들었고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반복해서 풀고 외웠습니다.

[선택과목1-관세법]

온라인으로 이명호 선생님 강의를 듣고 법령집을 3회독 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 보았습니다.

[선택과목2-수학]

그전에 수학 강사를 하고 있어서 따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5. 면접 준비

면접 준비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 따로 하지는 못했는데 면접을 치르고보니 굳이 비싼 학원강의나 스터디를 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진솔한 답변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전하고 싶은 말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나름 고생과 고통 속에 수험 생활을 해보고 나니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누구나 합격하실 수 있는 시험인 것 같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경우는 당장의 생계가 문제였었고 또한 장래에 대한 고민도 컸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성실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왕 공부를 하기로 작정을 했다면 반드시 합격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분명 할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매순간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한다면은요.

저는 제 인생에서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 힘든 수험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도 나중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믿고 확신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미래의 후배님이 되실 여러분! 꼭 합격하셔서 오세요. 제가 많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