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6일 대법정에서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선고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 포인트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에누리액'으로 볼 수 있어 마일리지 포인트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6일 롯데쇼핑과 롯데역사가 남대문세무서장 등 92곳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선고했다.
대법원 전합은 주문에서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사업자가 고객에게 재화를 공급하는 1차 거래 후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나중에 그 고객과 2차 거래를 할 경우 포인트 만큼을 공제해 주는데 2차 거래에서 사용된 포인트를 에누리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부가세법령상 부가세의 과세표준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재화나 용역의 공급과 대가에 해당하는 것을 받아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이 금전 또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가세법령에 규정돼 있는 에누리는 재화 등의 공급과 관련해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 차감되는 것이고 거래를 하면서 실제로 받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부가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것"이라며 "그 공제 차감되는 방법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따라서 고객이 재화를 구입하면서 사업자와의 사전약정에 따라서 대가의 일부를 할인받는 경우 이는 에누리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할인액은 부가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롯데쇼핑 등이 포인트에 따라 2차 거래에서 감액된 가액은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미리 정해진 약정에 따라서 공급가액에서 직접 차감한 에누리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또 "포인트 제도를 여러 사업자가 함께 운영하는 경우에도 2차 거래에서 감액된 포인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역시 부가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을 포함한 롯데그룹 계열사 등은 롯데카드와 롯데멤버스업무제휴계약을 체결하고 롯데그룹 계열사 등이 운영하는 전국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에서 물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면서 롯데카드로 결제하거나 멤버십카드를 제시하면 구매금액의 일정률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고객이 나중에 적립된 포인트를 이용해 롯데그룹 계열사 영업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쇼핑 등 원고들은 고객들이 롯데쇼핑 등의 영업점에서 재화를 구입(2차 거래)하는 과정에서 그 이전에 거래(1차 거래)를 통해 적립된 포인트 또는 상품권으로 결재한 금액을 과세표준에 포함해 부가세를 신고 납부했다.
롯데쇼핑 등 원고들은 이후 "고객들이 2차 거래를 함에 있어 1차 거래에서 적립한 포인트 또는 상품권으로 결재한 금액은 부가세법상 과세가 면제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하므로 이미 낸 부가세를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고객들이 2차 거래에서 사용한 포인트 또는 상품권은 부가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환급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2차 거래에서 사용되는 롯데포인트 또는 증정 상품권은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장려금 또는 이와 유사한 금액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부가세법에서 정한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으므로 과세표준에 포함돼야 한다"며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합은 이러한 원심 판결을 "재판관 다수의견에 따라 서울고법에 환송하도록 한다"며 1·2심과 달리 롯데쇼핑과 롯데역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현재 진행중인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의 유사 소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롯데쇼핑과 롯데역사의 322억원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유사소송의 세액은 모두 10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법원 선고에 따라 국세청은 이 금액을 환급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