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지나 법원으로 간 조세심판사건 무조건 '각하'

조세불복 재조사 결정 후속처분도 심사·심판청구 가능

조세심판원에서 90일(법정처리기한) 동안 이렇다할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조세심판사건을 납세자가 법원으로 가져갈 경우 해당 조세심판사건은 무조건 '각하(국가기관에 대한 행정상 신청을 배척하는 처분)' 처리되도록 제도가 바뀐다.

아울러 법적(국세기본법) 근거가 다소 불분명했던 납세자 주장을 받아들일(인용) 범위 결정을 위해 사실관계의 추가확인이 필요한 경우, 인용 또는 재조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이 명확하게 정비된다. 처분청의 재조사 후 변화된 후속처분에 대한 심사·심판청구도 다시 허용된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3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조세심판원은 접수된 조세심판사건을 90일 내로 처리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게 될 경우 '행정심판전치주의'를 거친 것으로 간주, 납세자 판단에 따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가 있다.

문제는 소송이 제기된 조세심판사건을 심판원이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1심 법원에서 나오는 소송결과를 지켜본 후 납세자 승소 판결이 내려지면 이를 즉각 인용결정, 국세청 등 과세관청이 상급법원에 추가적인 항고할 수 있는 명분을 없애버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조세심판원과 국세청 등 과세관청 사이에 이 문제를 둘러싸고 암암리에 갈등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현행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심사 또는 심판청구 각하 사유에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각하 사유는 ▲적법하지 아니한 청구 ▲청구기간 경과 후 청구 ▲보정기간 내 미보정한 경우 등 3가지 유형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심사·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정은 인용 범위 결정을 위해 사실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 재조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을 명확하게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는 재조사 결정시 후속적인 과세관청의 처분에 대해서는 행정소송만 제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재차 심사·심판청구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해 납세자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