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감면, '선택과 집중' 원칙 적용해 정비 필요"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법인세 등을 감면해주는 '과세특례제도'가 원칙 없이 지나치게 넓게 지원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다른 국가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해 외국인에게만 제공하는 투자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의 투자에 대해 과도한 지원책을 부여해 내국인을 '역차별'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 투자에 대해 5년간 법인세·소득세 등의 세액 100%, 이후 2년간은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고도기술수반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나, 개발형 외국인투자지역·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 등이 세제혜택 대상이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특별한 원칙 없이 광범위하게 지원되는 고도기술 등 외국인 투자 감면을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7년도 세법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고도기술 수반사업 등 외투기업 조세감면제도 개편방안'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논문은 우선 외투감면 제도가 내국인을 역차별하는 제도라는 점을 언급하며 "내국인이 많은 비용을 들여서 고시된 사업의 기술을 개발해 사업을 영위하더라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이는 내국인의 기술개발 및 고도기술 등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선임연구위원은 이 논문을 통해 "(기술에 대한 고시를)개정할 때마다 일부 기술이 추가되고, 또 일부 기술이 삭제되긴 하지만 600개가 넘는 모든 기술에 대해 포괄적인 검토가 이루어지는지 새로운 기술은 적절히 추가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지원의 필요성이 없어진 기술도 계속해서 감면대상에 머물러 있다는 소리다. 논문에 따르면 고도기술 등으로 지정된 기술은 1999년 533개에서 지난해 650개로 늘어난 상태이며, 고시된 기술 중 60% 정도가 16년 동안 변화 없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산업정책 관점에서의 특별한 전략이 없이 업종을 불문하고 고도기술에 초점을 맞춰 지정됨에 따라, 분야가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안 선임연구위원의 설명.
안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산업정책적인 측면에서 다른 조세지원제도와의 조화 등을 고려해 지원 대상을 선택적으로 선정하고, 선정된 지원 대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령 연구·인력개발비 새액공제의 경우와 같이 신성장동력산업의 첨단 기술을 수반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외투기업에 대해 조세감면을 해주는 방식이다.
안 연구위원은 또 "다른 외투법인 지원제도와 같이 업종별 투자규모, 고용규모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거나, 기술 조건을 만족시키는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효과 등 경제적 효과를 심의해 그때그때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