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차량에 대한 규제를 놓고 정부와 국회 간 1차 공방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 됐다.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는 양측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차량 구입비용 대한 경비처리(손금산입) 제한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는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강화 방안을 담고 있는 정부안에 대해 보류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의 경우 차량 취득·관리비를 손금에 산입하기 위해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등 손금산입 요건을 강화하고 있으나, 손금산입한도를 일정한 금액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
현재 사업자의 업무용 차량에 한해 차량가격은 물론 취득세 등 각종 세금과, 보험료, 기름값 등 유지비까지 5년 동안 전액 한도 없이 손금산입 대상인 필요경비로 인정해주고 있다.
이 같이 금액제한 없이 손금산입 요건만을 강화할 경우, 여전히 탈세방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지난 11일 조세소위는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정부안에 대해 수정안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강석훈 조세소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소형자동차도 운행일지를 작성하도록 하면 부담이 크다는 것과 보험가입 시 차량이 비쌀 때 혜택이 더 많다는 비판 등을 수용해서 (정부가)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가져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무용 차량 구입비용에 대한 경비처리 한도가 없다는 이유로 과세 실효성의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조세소위에 계류 중인 의원입법안만 봐도 가늠해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은 법인이 구입·리스·렌트한 업무용 차량에 대해 세법상 필요경비 인정액(손금산입)을 3000만원 한도로 제한하는 안을 제출했으며,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도 업무용 차량 1대당 4000만원 한도 내에서 구입비용을 회사 경비로 인정하는 안을 발의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다수의 의원안이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차량 금액 기준을 설정,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금산입을 제한하고 있다.
업무용 차량 구입비용에 대한 경비처리 한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부안에 대한 재손질을 요구한 상황에서, 정부가 차량 구입비용 '상한선'에 반대표를 던질 설득력도 떨어진 모양새다.
정부 역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향후 무제한 손비인정한도를 깨뜨릴 안을 들고 나올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손금산입 한도 설정에 대한 반응은 '묵묵부답'이다. 여전히 업무용 차량 구입비용을 제한하면 고가의 수입차량에 대한 차별로 인식, '통상마찰'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일각에서는 차량가격에 각종 세금과 유지비 등까지 고려해서 차량 구입비용 한도 상한액을 설정해야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면서, 향후 세법심의 과정에서 차량 구입비용 상한액을 놓고 입법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