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발급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올해 말로 종료시킨다는 정부의 방침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해당 과세특례 제도가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통상 조세감면 등의 인센티브 혜택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해관계집단이 들고 일어나 일몰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세무대리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발표한 '조세관련 안건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에 적용하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전송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종료 등의 내용을 담은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정부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조세소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과세특례 제도는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행제도가 도입된 이후,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비용의 일부를 보전하고 제도의 조기정착 등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 도입됐다.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에 따른 세액공제는 건당 200원씩 연간 100만원 한도.
쟁점은 이 제도의 정책목적이 달성됐느냐 여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행대상자의 발행비율은 법인사업자의 경우 99.4%, 개인사업자는 97.8%로 집계됐다.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정착되었다고 판단되는 만큼, 세액공제 적용을 종료한다는 정부의 방향성에 제동이 걸릴 요소는 적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개인사업자 중 의무발급대상자의 대부분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있고, 홈텍스를 이용하는 비율도 증가했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제도도입의 목적이 달성했으므로, 해당 제도의 일몰종료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무대리업계도 뜻밖에(?) 찬성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정부가 해당 과세특례 제도의 폐지카드를 내놨을 때 강력하게 반발했던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한 해 동안 150억원을 상회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음에도 일몰종료에 반대기류가 없는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직전연도 매출 3억원 이상인 개인사업자에만 적용되는 세액공제 혜택 수준이 미미할뿐더러, 개인들은 해당 과세특례제도의 존재여부마저 모른다는 지적에서다.
앞서 정부는 해당 과세특례제도를 폐지하려고 했으나, 세무대리업계의 반대로 법인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만 폐지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바 있다.
세무대리업계 관계자는 "2013년과 지금은 다르다. 세액공제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폐지하더라도)영향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도 "세액공제가 한 건당 200원씩 5000건을 발행해야 100만원인데, 개인이 5000건을 발행하는 곳도 없다"며 "대부분 몇 만원에서 몇 천원 수준의 공제혜택이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책목적을 달성한 과세특례제도의 일몰 연장을 제한하자는데 전문가들도 이견을 보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과세특례제도의 폐지 쪽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오문성 한양여자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는 "과거에는 일몰규정이 있으면 특별히 연장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느냐를 생각했지만 현재는 특별히 연장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를 고려하기 때문에 과거와는 방향성이 다르다"며 "처음 제도 도입 시 정부의 정책목적이 달성되면 일몰규정은 연장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