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좌절된 종교인 과세 법제화, 올해도 또?

지난 2013년, 2014년 조세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번번히 좌절됐던 '종교인 과세 법제화'가 올해 다시 세법심사의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조세소위에서도 정치권이 법제화에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올해 종교인 과세 법제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발표한 '조세관련 안건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종교인 소득을 '종교소득'으로 명시하고 필요경비율을 차등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정부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조세소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2013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교인의 소득을 기타소득의 사례금으로 규정하고,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한며 종교단체가 원천징수하도록 한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조세소위에서는 종교인들, 특히 일부 개신교단의 강한 반발로 인해 해당 내용의 법제화는 추후 재논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어 지난 2014년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종교인 과세 법제화에 재도전했으나 천주교, 불교, 개신교 인사와 함께한 조세소위 비공개 간담회 후 다시 추후 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법제화가 무산됐다.

특히 당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부 개신교단은 '종교전쟁을 하자는 것이냐' '(총선에서) 여론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등 협박에 가까운(?) 독설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정부 개정안은 지난 2014년 정기국회 조세소위에서 정부가 제시한 수정대안을 법률안에 담아 제출하려는 것이다.

개정안은 종교인의 소득을 소득세법 기타소득에 종교소득으로 규정하고 식비, 교통비 등을 비과세 소득으로 규정한다. 또한 필요경비율에 차등을 둬 4000만원 이하는 80%, 4000만원~8000만원은 60%, 8000만원~1억5000만원은 40%, 1억5000만원 초과는 2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원천징수에 대해서는 종교단체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뒀는데, 원천징수를 하지 않을 경우 종교인이 신고·납부하도록 했다.

일부 개신교단은 정부 개정안은 원천징수를 종교인의 선택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자진납세를 하도록 되어있는 현행법과 차이가 없다며 종교인 과세 법제화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종교인 과세가 법제화될 경우 세무조사를 통해 교회에 간섭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불교, 천주교, 원불교 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일부 개신교 단체에서도 정부의 과세방침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민개세주의 원칙상 종교인만 과세대상의 예외로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외국의 경우에도 종교인 과세에 전면 비과세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 필요성에 공감하는 점을 감안하면 종교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도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정치권에서도 종교인 과세 법제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통과가 불확실한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도에 총선도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안건에 대해 대놓고 얘기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일부 종교단체들도 반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는 더욱 불투명하다. 하지만 국민적인 입장에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하며,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분위기는 무르익었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한다고 하면 통과될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종교인 과세 법제화 가능성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