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김서희(여)
▲직급 : 관세직 9급
▲현재부서 : 관세청 서울세관 6심사관실
▲수험기간 : 2013년(25세)~2014년(26세)
▲합격 : 2014년 10월
▲임용 : 2015년 08월
▲주요학습방법 : 인터넷 강의, 독서실 이용
▲가산점 : 컴퓨터활용능력 2급(0.5점)
1. 인사말
반갑습니다. 2014년 10월에 합격해 올해 서울세관 6심사관실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김서희입니다. 제가 수험생일 때 여러 현직 분들의 합격수기가 많은 도움과 격려가 되었었는데, 부끄럽지만 이제 제가 그 도움과 격려를 조금이나마 드려보고자 합격수기를 써 봅니다.
2. 관세직공무원 준비 계기
대학교 3학년 때 국제경제학을 수강하면서 FTA에 관심이 많으셨던 교수님의 지도로 서울세관 견학을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기존의 공직에의 꿈을 구체화할 겸 전공과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던 관세직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합격 요소
공부 방법에서부터 생활 패턴, 강사와 교재 선정에 이르기까지 '나'를 잘 파악하는 것, 그리고 오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지만 수능에서부터 각종 자격증과 어학시험, 대학교를 다니면서 치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차치하고서라도 사실 살면서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집중해서 제대로 공부했던 기억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에 접어들기 전 공부 및 수험 관련 자기계발서를 비롯하여 수능 상위권 학생들의 필기 노하우를 소개한 책까지 참고했습니다.
물론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거나 내 노하우를 보충해 나만의 공부방법을 체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계발서가 만능인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길을 모를 때 방향 정도는 안내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합격요소는 오기입니다. 매일 보는 기본서를 반복해서 읽고 정리하다보면 '이쯤 하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안이한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리고 문제를 풀면서 계속 나오는 오답에 지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쉬자'하는 유혹도 자주 있었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도 마음이 흔들렸지만, 한 시간이라도 더 앉아있으려 하고 한 문제라도 정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오기가 저를 버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자주 모의고사를 통해 제 위치를 가늠하곤 했는데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실력 때문에 위염을 앓을 정도로 심하게 실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시작해보자'며 스스로를 북돋운 것도 오기였습니다.
4. 수험 기간
저는 졸업학기를 마치고 바로 수험생활에 접어들었지만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틈틈이 필요한 정보(위에 언급한 공부 방법이라든지, 교재 및 강사 선택 등)를 수집했습니다.
강의는 제 공부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선호하는 강사를 선택하기 위해 학원 종합반이 아니라 단과 인터넷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혹시라도 본인이 아침형 인간이 아니거나 공부하기에 게으른 것이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내 패턴이 정히 아침형에 맞지 않다면 억지로 교정하기보다는 차라리 내게 편한 공부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며 도저히 하루 7시간 이하로 잠을 줄일 자신은 없었기에 수험기간에는 오전 10시에 기상해서 새벽 3시까지 공부했습니다. 대신 낮잠은 잔 적이 거의 없고 춘곤증이라든지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빼고는 졸지도 않고 쭉 깨어있는 채로 있었으며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및 토요일에는 오로지 집과 독서실만 왕복하는 단순한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일요일에도 다음날 공부를 위해 과도한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때 꼭 주의해야 할 것은 시험날짜를 한 달 앞두고부터는 차츰차츰 기상시간을 이르게 해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5. 공부 방법
과목에도 SWOT 분석을 비슷하게 적용해서 계획을 세워 공부했습니다. 국어는 독해와 맞춤법에 자신이 있었고, 고유어라든지 한자성어 등 지식국어 쪽이 약했지만 그래도 기본서 회독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전략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고 기본서 회독과 가끔 문제풀이를 병행하며 감을 잃지 않도록 유지했습니다.
영어도 독해는 거의 틀리지 않았지만 문법과 어휘가 약해서 고득점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풀었던 문법 문제들 중 틀린 것과 애매하게 맞춘 문제를 옮겨 적은 오답노트를 만들고 독해 지문에서 막히는 단어를 모두 단어장에 적었습니다. 결국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는 꼼꼼하게 기본서를 회독하는 것과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왕도라고 생각합니다. 헷갈릴 여지가 큰 삼국시대와 근현대사는 연도와 사건을 억지로 외우려고 하기보다 직접 타임라인을 그려 흐름을 익히고 기출문제에 나온 문장을 모두 기본서에서 찾아 표시해 둠으로써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전에서는 아쉽게도 특이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고 당황하는 바람에 그다지 잘 치르지는 못했습니다. 고심했던 문제는 맞혔지만, 그 때문에 시간조절을 실패하는 바람에 다른 문제에 신경 쓰지 못했던 것입니다. 처음 보는 문제라도 기본에 충실하다면 풀 수 있으니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바랍니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관세법은 전략과목이었지만 저에게는 제일 고생스러웠던 과목입니다. 제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과 달리 문제를 풀어보면 채점 결과가 처참할 정도로 막상 알고 있는 것이 많이 없었습니다. 정확히 공부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아마 관세법 강의를 수강하실 텐데 강사가 제시하는 법조문 암기식이 있을 것입니다. 유치하다고 외면하지 마시고 꼭 암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브노트에 몇 번이나 법조문을 필사하고 강사가 지적하지 않은 부분이었어도 비슷해서 헷갈리겠다 싶은 내용이 있으면 나란히 비교하여 정리했습니다.
강의도 기본 강의로는 부족해 심화 강좌를 추가로 수강했습니다. 한번 공부해 두고 계속 반복하다보면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도 벌어주는 효자 과목이 됩니다. 모의고사 문제를 풀 때마다 60점대가 나와서 매번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독하게 붙들어 시험삼아 치른 관세사 시험의 관세법 과목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맞혔을 때의 소소한 기쁨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의 본 시험 때까지 그 자신감을 가지고 평소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회는 제가 고등학생 때 문과였기 때문에 익숙해서 선택했지만 그 중 경제는 제 전공과목임에도 어려웠고 정치는 처음 접하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는 얼핏 생각하면 쉬운 것 같지만 의외의 함정이 숨어있어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과목입니다. 그래서 수능 기출문제들 중 어려운 문제만 뽑아 풀어 그러한 함정문제에 대비하고 어렵거나 헷갈리는 개념들은 서브노트에 정리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기본 강의로도 충분했지만 관세법과 사회만은 심화 강의도 수강했습니다. 이렇게 제 나름대로 철저히 대비했더니 역시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안배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모의고사 점수 자체는 중요하지 않지만, 새로운 문제를 통해 내가 몰랐던 것을 다시 짚고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6. 가산점
크게는 아니지만 아쉬운 것 중 하나가 가산점입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필기를 비교적 쉽게 합격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기도 여유롭게 준비했다가 예상치 못한 난이도에 낭패를 보고 필기시험 유효기간 만료 직전에 부랴부랴 2급 실기를 합격했습니다. 공무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재학생 분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가산점이 높은 자격증을 미리 준비해 두면 좋고, 여력이 없다면 0.5점이라도 얻어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7. 면접 준비
면접 대비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 뒤 인터넷 수험생 커뮤니티를 통해 장소와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일주일에 두 시간씩 모여 면접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모의면접을 통해 대답하는 자세와 목소리 톤 등 기술적인 부분을 서로 교정해주고 적절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대답에 무엇이 있는지 바람직한 공직관은 어떤 것인지 자유로운 토의로 의견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야 할 것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공직관에 결부시켜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면접에서 나의 장점을 설득력있게 어필하려면 경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필기 공부를 했을 때 사용한 서브노트 뒷면에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했던 일을 시기별로 나눠 모두 적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조별과제를 주도했던 일, 짧은 시간 안에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해결했던 일(저는 복수전공 때문에 바빴던 4학년 2학기 졸업시즌 때를 떠올렸습니다), 거창하게는 아니지만 작게나마 했던 봉사활동, 휴학 중 또는 필기시험 합격 후 했던 아르바이트 등을 자세히 떠올리니 준비가 수월해졌습니다. 면접장에서 적는 사전조사서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결국 나의 이야기를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내 경험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처음 보는 질문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8. 글을 마치며
아직까지는 일을 배워가는 단계라 날마다 만나는 일이 낯설고 혹여나 실수가 있을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기간동안 동기부여를 위해 책상 앞에 놓아둔 서울세관의 건물 안에서 실제로 내가 일하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가 기관에 소속된 일원으로서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런 긴장 속에서도 웃음이 납니다.
사실 저보다 더 높은 성적으로 더 짧은 수험기간 내에 합격한 분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제가 합격수기를 쓴다는 사실이 민망했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니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험생들이 제 이야기에 더 공감을 하고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또 저와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