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상속 받고도 세금을 낼 돈이 없다며 부동산이나 채권 등으로 세금을 대신 내는 국세물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8일 2차로 조기 공개한 2015년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물납 건수와 금액은 전년보다 감소하고 있지만 상속세 물납 금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물납제도란 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되지 않을 때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으로 현금 대신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납세자가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주식의 비중이 절반을 넘으면서 납부해야 할 세금이 1000만원을 초과하면 물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세물납 요건만 갖추면 현금이 있어도 물납을 할 수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난 5년간 국세물납 채권을 헐값에 매각해 16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서 국회에서는 국세물납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국세물납 규모는 2010년 211건·1849억원에서 2011년 170건·3226억원, 2012년 232건·2231억원, 2013년 200건·3714억원, 2014년 183건·3302억원으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속세의 물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010년 상속세 물납 규모는 89건·705억원, 2011년 77건·1496억원, 2012년 105건·935억원, 2013년 139건·1702억원, 2014년 129건·1718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증여세 물납은 2010년 110건·1057억원, 2011년 85건·1647억원, 2012년 118건·1222억원, 2013년 51건·1908억원, 2014년 46건·1386억원으로 증가했다 감소했다를 반복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지역의 물납이 83건·247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지역은 3건·288억원으로 물납금액은 컸지만 건수로는 경기지역이 58건·2566억원으로 많았다. 전북과 전남, 울산, 제주는 1건의 물납도 없었다.
지난해 물납한 재산종류를 살펴보면 부동산이 120건·1187억원으로 건수로는 많았지만 주식 63건·2115억원에 비해 금액으로는 적은 편이었다.
채권은 1건도 없었다.
상속세 물납의 경우 부동산이 106건·915억원, 주식이 23건·803억원이었으며 증여세의 경우에는 부동산 6건·74억원, 주식 40건·1312억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