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한 가구의 숫자가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홍보 부족 등의 영향으로 실제 세금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월세 소득공제 도입 이후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월세액 소득공제(2013년 귀속분)를 받은 근로자 수는 11만7000명으로, 공제금액은 162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2010년부터 연 총소득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의 월세를 3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해주겠다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치솟는 전세값으로 인해 월세로 갈아타는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다.
2011년까지는 부양가족이 있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만 월세 소득공제 신청이 가능했으나, 2012년부터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 단독 세대주로 확대시켰다.
이후, 소득공제 대상인 월세를 세액공제(10%)로 전환하고 공제대상을 총급여액의 7000만원(종전 5000만원) 이하 근로자까지로 늘렸다.
월세 소득공제 요건이 확대됨에 따라 신청가구도 늘었다. 2011년 월세액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자 수는 1만5000명에 불과했으나, 2012년 9만3000명으로 대폭 늘었다. 공제를 받은 금액도 150억원에서 1069억원으로 7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월세 소득공제 신청대상 가구에 비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은 가구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월세가구는 354만 가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보유자, 자영업자 등 공제요건 대상에서 제외되는 부분까지 포함됐다고는 하나,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한 가구가 3%에 불과한 셈이다.
물론 월세 소득공제 미신청자의 납세자 구제제도인 '경정청구'를 통해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아는 월세 세입자는 많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해 '2·26 전·월세대책'을 통해 월세가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경정청구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말정산 계획을 수립하고 홍보에 나설 때 월세 공제는 단골 메뉴로 빠지지 않고 있으나, 근로자 한 사람씩 붙들면서 제도를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