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정산 사태로 인한 유리지갑들의 분노가 누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근로소득공제나 의료·교육비 세액공제율 인상을 추진하는 국회 차원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5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총 급여 500만원 이하 근로소득공제율을 70%에서 80%로 다시 환원시키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총 급여 3000~4000만원 사이의 소득공제율을 10%에서 15%로 인상해 세금 인하의 효과가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총 급여 1500만원 이하 공제율이 축소 누진되면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에게 50~150만원 가량 공제 축소로 이어져 5~15만원 가량의 증세가 됐다는 것.
올해 연말정산(2014년 귀속분)이 서민과 근로자에게 이른바 '세금폭탄'이 된 근본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근로소득공제율 축소에 따른 부양가족 공제요건도 강화됐다.
현행 부양가족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배우자·부양가족의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공제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총 급여액에서 근로소득공제를 제외한 금액이 100만원 이하가 돼야 하는데, 개정에 따른 소득공제 축소로 총 급여 500만원에서 334만원으로 하향돼 부양가족 공제 요건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김 의원이 설명.
김 의원은 "금융소득 또는 주택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사람에게는 부양가족 공제를 해주면서도 고작 월 28만월을 버는 사람에 대해서는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조세불평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총 급여 500만원 이하 근로소득공제율을 80%로 환원해 부양가족공제 요건을 완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실현될 경우 10% 공제율 인상에 따라 3000~4000만원 구간(전 소득구간 포함)에 집중되어 있는 직장인들의 근로소득공제도 높아짐으로써 과세표준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의료비와 교육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인상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0%로 인상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24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료비나 교육비의 공제방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됨에 따라 올해 연말정산에서 늘어난 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에서다.
윤 의원은 "정부가 2014년부터 의료비, 교육비 등에 대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9300억원의 근로소득세 증세를 한 결과 가계부채에 허덕이는 중산층의 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정부는 연말정산 추가 공제분에 대해 '소급적용(자녀세액공제 및 독신자 세액공제 확대, 자녀 출생·입양 세액공제 부활 등)'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다만 공제율 인상 폭 등에서는 신중한 입중을 취하고 있다. 연말정산 기간이 끝나는 3월 10일 이후 국세청으로부터 연말정산 결과자료를 넘겨받은 뒤,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득구간 간 세부담 형평성을 고려해 3월말 보완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연말정산 신고기간이 끝나는 대로 국세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앞서 발표한 연말정산 보완책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릴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세부담 경감효과가 적을 시 공제율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