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젠솔루션의 전산회계프로그램이 더존비즈온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가운데, 현재 한국세무사회가 사용하고 있는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용 프로그램인 KcLep과 세무사랑2에 미칠 파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젠과 세무사회 측은 영업비밀침해가 인정된 리버스알파와 세무사랑은 세무사랑2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며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더존은 "세무사랑2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뉴젠과 세무사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 법원, "뉴젠, 더존 프로그램 도용했다" = 더존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했던 배영민 대표 등은 지난 2009년부터 굿윌소프트와 뉴젠솔루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더존비즈온의 재직자 및 퇴직자 등을 모아 9개월여 만에 유사 세무회계프로그램인 '리버스알파'를 출시했다.
이후 더존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배영민 대표와 관련 회사를 고소했고, 2012년 4월 뉴젠과 배 대표는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검찰에 기소된 뉴젠과 배 대표 등은 리버스알파 대신 '세무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프로그램을 출시했고, 더존은 세무사랑 역시 리버스알파와 동일한 소스를 도용해 변형한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2013년 12월 세무사랑에 대한 추가 고소와 검찰의 추가 기소로 두 개의 사건은 병합돼 재판이 진행됐고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18단독 재판장 유재광 판사)은 지난 14일 뉴젠솔루션의 세무회계프로그램인 리버스알파와 세무사랑이 더존비즈온의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도용한 것은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뉴젠의 배영민 대표와 김기만 이사는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굿윌소프트와 뉴젠솔루션에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1000만원의 형사처벌이 내려졌다. 다만, 업무상 배임과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 뉴젠, "이대로 끝낼 순 없다" vs 더존 "여기서 끝이 아니다" = 판결에 대해 뉴젠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뉴젠측은 업무상 배임 혐의가 무죄인데 영업 비밀 침해가 인정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뉴젠측 관계자는 "(업무상)배임 혐의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는 것은 불법 유출한 소스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법 소스 유출이 없는데 영업 비밀 침해가 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결과"라고 호소했다.
뉴젠측은 또 "개발기간이 3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죄의 근거로 들었는데, 판결문에서 소스파일 부분은 전체 세무회계프로그램의 일부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밝혔듯이 그리드와 출력물 소스만 수정하면 됐기 때문에 3개월의 개발기간이 소요됐다"며 항소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반면 더존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관련 민사소송과 함께 추가 적인 법적 조치를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존 관계자는 "이번 형사소송 판결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됨에 따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그동안 형사소송 판결을 기다리고 있던 춘천지법의 가처분 소송 등 민사소송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리버스알파와 세무사랑에 대해 뉴젠측 및 임직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10월경까지 파악한 바로는 약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중인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일부금액인 19억원에 대한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 확장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존 측은 또 "지난 2012년 5월 접수돼, 7월16일 심문종결된 춘천지법의 가처분 소송은 그동안 형사소송의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심문이 종결된 상태였지만, 형사소송 판결이 나옴에 따라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더존 측은 "세무사랑2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전했다.
□ 세무사회, '세무사랑2' 문제없다? = 아울러 뉴젠 프로그램의 지적소유권을 인수한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판결이 세무사랑2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저작권이나 업무상배임은 확실히 무죄로 판결났고, 더존측에서 세무사랑2와 엮으려고 했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무죄판결 아닌가"라며 "영업비밀쪽은 개인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세무사랑2를 이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파장이 세무사랑2에 미쳐 세무사들이 세무사랑2을 못 쓰게 될 경우 세무사회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더존측은 세무사회의 주장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존 관계자는 "과거 리버스알파가 소스 도용으로 검찰로부터 기소되자, 뉴젠솔루션과 세무사회는 2012년 공문을 통해서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또한 세무사랑과 관련해서도 리버스알파에서 기소된 2개 모듈을 새롭게 개발해 문제가 없다면서 사실을 오도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도 세무사랑2는 세무사랑과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는 동일한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면서 "향후 관련자들은 법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선의의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무사랑2에 대한 고소와 검찰의 추가 기소가 이어진다면, 세무사회의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용 프로그램인 KcLep과 세무사랑2도 법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뉴젠솔루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일부 기업과 세무사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게 더존 측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