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열(사진) 공동주택 실태조사 자문위원은 8일 '공동주택 회계관리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회계감사 품질 대토론회에서 취약한 내부 통제와 복잡한 갈등구조, 입주민의 높은 기대, 주민의 감시와 관심 부족이 아파트 비리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갈등 없는 아파트는 없을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대 내 전문가들의 참여와 관리주체 등 관계자의 청지기적 사명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약한 내부통제로 인해 회계부정과 비리,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내부감사 역할이 미흡함을 지적했다.
또 복잡한 갈등 구조는 입주자·관리참여 간 갈등, 그리고 동대표의 선정과 해임, 공사와 용역업체 선정 등과 관련된 이권 갈등이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입주 세대 간 관리비의 적정 여부에 대한 갈등으로는 배우 김부선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공동주택 회계의 특징을 살펴보면 입주자·사용자의 실비 발생액을 관리사무소에서 대신 지출하고 그 금액을 다음 달에 부과하는 단식 부기가 있다.
초기 입주 시 소유자는 관리운용자금 한 달 분량을 출연한다. 아파트는 현금으로 한 달치를 갖고 있어 수입과 지출 간 균형 원칙 하에 예산을 수립, 부과 원칙을 결정해야 한다.
단, 예외로 아파트 페인트칠이나 옥상 방수 등 개보수 재원 마련 등 소유자가 부담하는 장기수선을 위한 충당금의 경우에는 복식 부기를 적용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구분 경리가 있는데 먼저 세대별 개별 사용량에 따른 비용은 전기료, 난방비, 급탕비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공통관리비와 관리사무소 직원의 인건비, 경비비 등이 있고 관리 외 수입과 지출, 재활용품 매각, 알뜰시장 입점료, 장기수선 충당금 등으로 구분해 회계처리해야 한다.
이밖에 월차결산이 있는데 전입과 전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12개월로 안분한 후 매월 부과한다. 퇴직급여 충당금과 회계감사 수수료, 오수정화 처리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 자문위원이 참여했던 서울시의 지난 '2013 맑은 아파트 만들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용역 등 입찰과정 적정여부 및 공사비 과다, 담합 의혹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가 됐다.
▲관리비·사용료·잡수입 부과 및 징수 실태 등 예산 회계 운영 실태 ▲장기수선 계획 적정수립 및 장기수선 충당금 적정 집행여부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주체 운영 전반 정보공개 및 회의록 보관 실태에 대해서도 중점 조사됐다.
공동주택 실태조사 결과 지적 사례를 살펴보면 공사·용역의 경우는 물량 산출서, 내역서 등 도서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발주하거나 불공정 계약, 공사비 과다 등 규정을 위반한 수의계약이 남발됐다.
전문가가 아닌 관리주체가 형식적으로 관리 감독을 하기도 했으며, 공사 이력 관리와 도서분실 등 준공·시공 관리도 부실했다.
또 사업비를 부풀려 보조금을 과다 수령하고 참가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했으며 주민 감시와 자문이 형식적으로 운영된 사례가 있었다.
관리비 등 예산회계 분야에서는 예산·사업계획서 미수립으로 구체적 예산항목 없이 예비비를 포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잡수입을 관리비로 쓰지 않고 장기수선 충당금으로 적립, 장충금 공사비를 타 과목에서 부적정하게 시용하기도 했다. 잡수입은 부녀회가 관리하거나 잉여금 등으로 적립해 주차충당금, 전기잉여금 또는 잡수입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입주자 대표회의 운영비를 부적정 시용한 사례로는 심야시간대 호프집에서 상습 사용, 개인 소송비용으로 지급한 일 등이 있었다. 정당한 채주가 아닌 자에게 공사대금, 변호사 수임료 지급에 따른 탈루 의혹 등 사례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