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사실상 증세카드를 꺼내들었다. 평균 4600원 수준인 주민세를 2배 이상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만원이 넘지 않는 주민세를 1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세 인상 법안을 내달 중 입법예고하고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주민세는 특별시나 광역시, 시·군에 사는 주민들이 1년에 한 번 자신이 거주하는 지방자지단체에 내는 지방세다. 시·군별로는 금액이 다를 수 있지만 세대당 1만원의 범위 내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민세 인상과 관련해 "최소 1만원은 돼야 한다는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의 평균 주민세가 4620원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2배 이상 오르게 되는 셈이다.
정부의 방침이 시행될 경우 주민세가 종전보다 5배 가까이 오르는 지역도 생긴다. 실제 7월 기준 전북 무주군 전체와 전북 김제·남원·익산·군산, 강원 삼척의 읍·면 지역 주민세는 전국 최저인 2000원이다.
문제는 "주민세 인상을 놓고 여론 수렴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데다가 인상액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는 비난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민세를 얼마나 인상할지는 아직 논의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충북 보은과 음성, 경남 거창은 1만원으로 주민세를 가장 많이 납부한다. 서울, 부산, 대구(군 지역 제외)는 각 4800원, 인천(군 지역 제외)과 광주는 각 45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