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사내유보금 과세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검토는 부적절하다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건의서 내용에 따르면 전경련은 "세금을 낸 잉여금에 별도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이며, 기업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인 재무 건전성 유지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사내유보금 과세가 지난 2001년 폐지된 '적정유보 초과소득에 대한 법인세 과세'처럼 기업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 1990년부터 자본금 50억원을 초과하는 비상장대법인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비상장법인이 적정유보소득을 초과해 보유하는 경우 25%의 추가세금을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업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IMF의 지적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와 더불어 전경련은 기업의 사내유보는 회사 내에 쌓아둔 현금이 아니라는 입장도 표명했다.
사내유보란 기업 설립 후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되지 않고 회사내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공장이나 설비, 토지 등에 투자하는 데 이미 사용된 부분이 많다는 것.
즉 유보금이 늘어난다고 현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유보금을 투자하라는 일각의 주장은 이미 투자한 자금을 다시 투자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차입금 상환, 생산설비 운영 등을 위해 일정 부분 현금이 필요한데,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것은 이러한 일반적 현금 보유에 대한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방침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내유보 과세는 결국 추가적인 법인세 증가효과를 초래해 장기적인 투자규모 축소를 불러올 수 있어 본래의 취지인 내수경기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가 부적절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저해 규제완화, 기업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