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임대 제외 일시적 2주택엔 양도세 중과 안돼

대법원 “4개월 이내 종전주택 양도 땐 중과할 수 없어”   

장기임대주택을 보유한 자가 주거용 집을 옮기기 위해 새로운 집을 샀는데 종전의 주거용 주택이 제때 팔리지 않으면 3주택자가 된다. 이러한 경우 투기목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주거용 주택 매각이 지연되어 일시적으로 3주택자가 되었다면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장기임대주택 외에 일반주택 한 채만 소유하였던 경우 투기목적 없이 주거 이전 목적으로 대체주택 취득 후 약 4개월 안에 종전주택을 양도하였다면 60%의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자 도입된 제도이다.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중과와 함께 대표적인 징벌적 부동산 규제로 손꼽혀왔다.

올해 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완전히 폐지되었다. 작년까지는 여러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파는 경우 고율의 양도세를 물렸다. 이에 따라 1세대 3주택자의 경우 양도차익의 60%까지 세금을 내야 했다. 다만 2009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한시적으로 세율을 완화하였을 뿐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2007년도에 주택을 양도한 사건이다. O씨는 기존의 주거용 주택이 제 때 팔리지 않아 일시적 3주택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무당국으로부터 3주택자로 인정돼 양도차익의 60%에 해당하는 양도세를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소득세법은 장기임대주택을 양도하거나 이러한 장기임대주택 등 일부 법 소정 주택을 제외하고 유일한 주택만을 소유하는 경우 일반세율을 적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유 주택 수를 계산할 때에는 중과세 대상이 아닌 장기임대주택도 포함하여 계산하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법 문언을 글귀 그대로 해석한다면, 원고는 꼼짝없이 3주택자로서 60%의 중과세율을 적용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기존의 주거용 주택과 새로 취득한 대체주택, 그리고 장기임대주택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심과 항소심은, 법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편을 택했다. 즉 원고는 이 사건 주택 양도 당시 장기임대주택 외에 2채의 일반주택, 즉 양도한 주택과 새로 취득한 대체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중과대상인 3주택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잘못되었다 하여 파기하고 원심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법 문언에 얽매인 해석을 하기보다는, 장기임대주택과 유일한 일반주택에 대하여 중과세율을 배제하도록 규정한 입법취지 및 규정의 체계에 주목하였다.

장기임대주택 외에 일반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였던 거주자가 거주 이전 목적으로 새로운 주택을 먼저 취득하고 나서 종전주택을 양도하여 일시적으로 3주택자가 된 경우에는 중과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투기 목적이 없어야 하고 주택거래 현실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일시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제한이 따른다. 

‘사회통념상 일시적’인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이 사건에 비추어 보면 4개월 내외라면 일시적인 기간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 법의 문언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징벌적’ 성격의 중과세의 입법취지와 규정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연하게 판단함으로써 타당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판결로 생각된다.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0두2780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