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신고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회계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3월 말로 설정돼 있는 법인세 신고 마감일이 감사 시즌과 겹쳐 회계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기업들의 법인세 신고기한은 사업년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명시돼 있다. 절대적 다수의 기업들이 1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매년 3월 31일이 신고 마지막 날인 셈이다.
문제는 이 기한이 감사보고서 작성기한과 동일하다는 것.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감사보고서는 주주총회 1주일 전에 제출돼야 하며, 주총은 결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열려야 한다.
최근 감사시즌을 보낸 한 회계사는 "모든 회사가 3월 말까지 재무제표를 완성해야 하는데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힘든 면이 있다"면서 "외감법인이 감사인에게 자료를 제시하는 것도 미비해 우리가 도와주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업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고 푸념했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이 회계에 관심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상장사마저도 회계 팀 인력이 한두 명인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적절한 인력을 회사가 투입해야 하는데, 결국 외감법인들이 자체적으로 회계사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법인세의 확정신고를 연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권성수 회계기준원 상임위원은 "미국의 경우 3월에 법인세 신고금액을 추정해서 우선적으로 내게 해주고, 5월에는 실제 납부해야할 액수와의 차액을 내는 제도를 운용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회계업계 고위관계자는 "회계와 조세는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해야 기업들도 편안하고 비용도 덜 들 수 있다"면서 "조세문제와 12월에 결산기가 집중돼있는 문제를 결부시켜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 같다. 기술적으로 신고기한을 미뤄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