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기한 내 못지으면 취득세에 가산세까지…

대법원, 연구소 지었다가 폐쇄한 경우는 추징에 해당  

기업이 부설연구소용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기업이 부설연구소용 부동산을 취득한 때로부터 4년 이내에 연구소 승인을 받지 않으면, 면제된 취득세와 그에 대한 가산세가 부과된다.

대법원은 ‘연구소에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였더라도 연구소를 설치하지 못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구 지방세법 제282조의 본문에 따른 취득세 면제대상에서 제외되어 원칙대로 과세되는 것이고, 이때의 부과처분은 면제된 취득세 등을 새로운 부과처분의 형태로 추징하는 구 지방세법 제282조 단서에 의한 추징처분과는 그 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구 지방세법 제282조의 규정을 이해하면 생각보다 간단하다. 구 지방세법 제282조 본문은 기업이 연구소에 사용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 일단 취득세를 면제한다. 그리고 기업은 4년 이내에 연구소를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구 지방세법 제282조의 단서 조항에 기업이 연구소를 설치한 이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연구소를 설치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였으나 결국 연구소를 설치하지 못한 경우에는 본문과 단서 중 어느 부분을 적용하게 될까? 법 조항의 문언만 보면 그 답을 찾기 어렵다. 연구소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연구소를 설치해야 취득세를 면제하여 준다는 본문 규정을 위반한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연구소용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취득세를 추징한다는 단서 규정에 해당하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 문제의 답을 지방세법의 적용 요건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찾았다.
먼저, 대법원은 본문에 따른 연구소용 부동산의 취득세 면제 요건으로 ①연구소를 설치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②4년 이내에 연구소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리하였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취득세를 면제받지 못한다고 보았다.

연구소를 설치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였으나 결국 연구소를 설치하지 못한 경우는 연구소 설치라는 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본문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 단서는 언제 적용될까? 단서는 문언상 분명하게 ‘연구소 설치 후’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즉, 단서는 납세자가 연구소로 사용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실제로 연구소 승인도 받았으나, 그 후 어떠한 사정에 의해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

본문이 적용되면 언제나 취득세와 가산세가 부과되나, 단서가 적용되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취득세와 가산세가 추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신고·납부하여야 하는 날부터 5년 이내에는 취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 대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5년의 기간이 시작되는 때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본문을 따른 경우에는 취득한 때를 기준으로, 단서를 따른 경우에는 연구소로 사용하지 않은 때를 기준으로 위 5년의 기간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본문과 단서 중 어느 것이 적용되는 지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고려되는지 여부가 달라지고 취득세와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 판결은 대법원이 처음으로 ‘본문(설치 안한 경우)’과 ‘단서(설치는 하였으나 용도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의 적용대상을 분명하게 구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두2755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