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법인 과세표준 각각 따로 계산…세액 대폭 하락
해외법인, 100% 출자법인 등 과세대상 제외
올해부터 최초로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제도 설계과정부터 재계의 의견을 대폭 수용, 증여의제계산 방식 등을 상당 폭 수정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례로 수십억원의 일감을 몰아 받았더라도 수혜법인 대주주들의 납세액은 1억원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대상인 수혜법인 대주주 등이 2개 이상의 법인으로부터 일감을 물려받은 경우, 각각 증여세 과세표준이 따로 계산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주식을 모두 5%씩 가진 주주를 가정할 경우 각 계열사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얻은 영업이익을 근거로 각각 따로 세금이 계산된다.
이럴 경우 증여세율이 현저히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행 상증세법상 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 10%에서 30억원 초과 50%까지 단계별로 세율이 각각 다른데, 이처럼 개별 회사별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계산될 경우 과표 자체가 줄어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세대상이 수혜법인 세후영업이익을 기준이기 때문에 이익을 본 사람이 동일하더라도 합산과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정상거래비율 및 과세대상 지분보유율 수준 자체가 높게 설정해 실질적인 과세액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일감(거래비율 60%)을 받아 세후영업이익 20억원을 올린 A법인의 지분 30%(간접주식비율 5%)를 보유한 지배주주 甲씨와 20%의 지분을 보유한 아들 乙씨의 경우 현행법상 각각 2556만원, 936만원의 증여세를 내면 된다.
비록 내년 신고·납부 분부터 세액계산 시 적용되는 정상거래비율이 15%로 한층 낮아져 세부담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나, 시행 첫해인 올해에는 예상세수가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다.
당초 2011년 일감몰아주기 제도 설계를 담당한 기획재정부는 한해 약 1000억원의 세수효과를 예상했지만,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업별로 이미 상당부분 과세시행에 대비해 지분구조 등을 변경 실질 세수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당초 과세대상에 포함됐던 해외법인(외국인 지분 50% 초과 국내진출기업 포함) 및 모법인 100% 출자법인 등도 세법개정을 통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전체 세수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세청은 전산화 되어 있는 법인세 납세 자료를 바탕으로 납세대상자로 예상되는 1만명의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에게 사전에 신고안내문을 발송하고, 일감몰아주기 수혜법인으로 예상되는 6200개 법인에 별도의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고안내서 발송 인원 자체가 모두 과세대상이 된다는 보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 안내서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과세대상이라고 볼 수 없고, 안 받았다고 해서 제외됐다고 볼 수 없다"며 "최종 납세대상자는 1만명이 안 될 수도 있고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