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 국세감면액(조세지출+비망+경과규정)은 전망치 기준으로 총 29조7317억원으로 3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우리나라 1년 나라살림(예산) 300조원의 10%에 버금가는 규모. 박근혜 정부의 재원공약(임기 5년 135조원, 연간 27조원)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인위적인 조정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매년 이 정도 규모의 국세감면이 이뤄진다면 박 대통령의 재원공약 135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150조원 규모의 국세감면이 이루어지게 된다.
당장 올해 목표한 세수를 채우기도 힘들어진 시점, 정부는 이렇게 많은 규모의 세금을 어디에, 누구에게 깎아주고 있을까.
□ 18조원 규모 조세지출, 어디에 혜택 돌아가나 = 전체 국세감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세지출(2012년 잠정치 18조3405억원)의 경우 간접국세, 연구개발, 투자촉진, 중소기업, 저축지원 등 6개 지원분야에 8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 지원 1조4598억원 ▲연구개발 지원 3조606억원 ▲투자촉진 지원 2조5129억원 ▲지역균형발전 1조5715억원 ▲저축지원 1조3840억원 ▲간접국세 4조8529억원 등.
지난해의 경우 직전년인 2011년 대비 근로장려금 지급(2011년 △4020억원→2012년 △5971억원),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2011년 △1조1729억원→△2012년 1조3090억원),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2011년 △2조3341억원→2012년 →2조4977억원) 등이 증가했다.
반면 임시투자세액공제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공제율도 하락, 전체적인 지원액이 줄었고(2011년 △2조7371억원→△2012년 2조1216억원), 외국인투자기업 법인세 감면 또한 외투기업 지원한도가 설정되면서 반토막(2011년 △8199억원→2012년 △4212억원)났다.
한편 올해 조세지출 규모는(전망치) 지난해 대비 2300억여원이 증가한 18조5722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비망항목' 11조원은 어디로? = 개별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과세·감면을 통틀은 개념인 '비망항목'을 통해 지난해 감면된 세금의 액수는 총 11조1462억원(잠정치)이었다. 직전년인 2011년 10조549억원 대비 1조913억원이 증가한 수준.
올해 비망항목 전망치는 지난해 대비 1164억원 감소한 11조298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비망항목은 근로소득자들에게 적용되는 각종 공제제도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비 특별공제로 1조1919억원, 보험료 특별공제를 통해 2조1504억원, 의료비 특별공제로 6715억원 등 감면혜택이 돌아갔다.
한편 지난해 비과세·감면제도 폐지 이후 한시적으로 발생하는 국세감면액을 지칭하는 '경과규정항목'을 통해 감면된 세금의 액수는 2450억원이었다.
□ 30조원 국세감면 혜택의 60% 서민·중산층 '몫' =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9조7317억원에 달하는 전체 국세감면액의 59.4%인 17조189억원은 서민·중산층·중소기업 등에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돌아간 국세감면 혜택은 11조6275억원(40.6%)이었다. 비중과 절대 금액 측면에서는 서민·중산층·중소기업 등에 많은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보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구석이 많다.
통계의 특성상 서민·중산층·중소기업과 고소득층·대기업 구분이 지나치게 단순화(법인-일반기업·중소기업/개인 근로소득 총급여 5500만원 기준, 개인사업자→중소기업)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경우 지원대상 모수(母數)가 광범위하지만 고소득층·대기업의 경우 지원대상 모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큰 혜택은 오히려 고소득층과 대기업들이 가져갔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기획취재팀 : 김진영 정책팀장, 장은석·이희정·이현재·강상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