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득 前회장 3선(選)도전 어떻게 가능했나?
세무사회 회칙 16조 2항. 회장은 재적이사 2/3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지체없이 총회를 소집해야한다.
지난달 말 재적이사 2/3에 해당하는 회원들이 정구정 회장에게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자 정 회장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지체없이 총회의 날짜(3월 5일)와 장소(서울 코엑스)를 지정했다.
이사들이 임총을 소집한 이유는 회칙 23조 6항 "회장은 1차에 한하여 중임 할 수 있다"는 규정의 유권해석을 통해 정구정 회장이 3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사들의 총회 소집을 회장이 거부할 경우 감사가 소집하도록 회칙은 규정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3선을 주장하는 이사들의 총회소집을 거부하지 않고 곧바로 받아들임으로써 정 회장 자신도 3선에 대한 욕심이 없지 않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세무사업계는 정 회장이 사실상 3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세무사업계는 임원선거를 규정한 회칙의 유권해석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임(영득)·오(나오연)·정(정구정)'이 벌이는 '3선게임(정국)' 속으로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
이번 3선정국(政局)은 87년 임영득 전 회장이 3선에 도전한 이후 26년만의 일이고, 나오연 전 회장이 입후보등록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3선출마를 강행했던 1999년이후 18년만에 재연된 것이다.
조세일보가 과거 회장들의 3선도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또 어떤일이 벌어졌었는지를 취재해봤다. 그리고 정구정 회장은 왜 3선에 도전하려는 것인지? 이어 정 회장의 3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왜 반대하는지? 그리고 차기 세무사회장 출마를 저울질 하는 회원들은 어떤 인물들인지? 연속해서 게재할 계획이다.
◆상임이사회 '유권해석'으로 도전…소송으로 '비화'
임영득 전 세무사회장은 1979년 4월부터 1981년 3월까지 2년간, 그리고 1985년 4월부터 1989년 3월까지(4년) 세무사회 회장직(3선)을 수행했다. 연임이 아닌 건너뛰어 두 번의 임기를 수행한 것.
역사적으로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려면 욕심이 나는 것은 인지상정인지, 당시 세무사회 회칙 23조 5항(현재는 6항)은 "회장은 1차에 한하여 중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회장직의 중임을 제한(1979년 4월 27일 제정)하고 있는데도 출마를 강행했다.
제정 당시의 회칙에 의해 3선 가능여부를 떠나 3선출마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상임이사회에서의 유권해석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1987년 4월 11일 제3차 상임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회칙에 대한 유권해석을 논의했고, 결과는 출마가 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당연히 출마를 했고, 회원들의 선택에 의해 당선됐다.
당시의 유권해석은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거듭하여 회장직을 맡는 것 즉 연속해서 맡는 것을 1차에 한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해석한 것. 당시 상임이사회에서는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이어졌고, 참석이사들의 표결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권해석은 이후 불거진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권해석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해석의 논란은 [거듭하여 회장직을 맡는 것 즉 연속하여 맡는 것을 1차에 한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갑설)]는 것과 [거듭하지 않고 간격을 두고라도 두 번만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라고 보아야 한다.(을설)]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해석의 기준은 회칙, 회규의 해석은 그 문자의 뜻이나 문리적 해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체의 성격과 그 규정의 제정취지를 종합해 해석해야 한다는 것.
즉 세무사회는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세무사의 제도적 발전의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회장직 역시 회원을 위해 봉사하는 명예직의 성격을 갖는 것이지 행정권이나 사법권처럼 공권력의 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영리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직위도 아닌 것이라는 데 공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무사회가 중임제한 규정을 제정할 당시 중임의 의미는 '연속적으로 회장직을 맡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시 집행부는 두 가지 설(說)중 [갑설]을 이 조항의 최종의견으로 정리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임영득 전 회장은 세무사회 역사상 첫 3선의 주인공이 되었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임영득 전 회장은 이러한 유권해석으로 3선에 도전했고, 또 당선의 영광을 안았으나, 당장 상대후보측에서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는 한편, 또 다른 회원은 당선무효 소송까지 제기해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극렬한 법정투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회장의 계속 재임은 1차에 한한다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간격을 두고 재임하는 경우까지를 포함해 평생에 2번 이상을 재임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법원까지 이어진 당선무효소송 역시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을 지지한다'는 것으로 상고기각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법원의 결정으로 임 전 회장의 3선은 법적으로는 타당성을 인정받았지만 업계가 양분되는 적지 않은 휴유증을 남겼고, 그리고 26년이 지난 현재까지 논란의 불씨로 작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