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인 가정주부 A씨는 얼마 전 남편과 이혼 하기로 결심했다.
40대에 들어서도 엄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마보이' 남편 때문에 부부싸움은 물론 고부간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시어머니도 이혼에 전혀 반대하지 않았고, 마마보이 남편은 그저 시어머니 말만 따른 뿐이어서 협의이혼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은 결심으로 이혼한 A씨에게 뜻밖의 세금문제가 발생했다. 무능력한 남편 대신 시어머니가 이혼위자료를 직접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어머니가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이혼위자료로 A씨에게 준다고 하는데, 시어머니로부터 아파트를 받을 경우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는지 애매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이 문제를 국세청에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 이혼위자료 비과세, "남편이 증여세 내야" = 국세청은 A씨의 질의에 대해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이혼위자료로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에는 남편이 그의 어머니로부터 부동산 가액에 상당하는 위자료 채무를 인수 또는 변제 받은 것으로서 남편에게 증여세가 과세된다"고 밝혔다.
즉 시어머니가 남편을 대신해 이혼위자료로 아파트 등 부동산을 며느리에게 줬을 경우 며느리에게는 증여세 부담이 없고, 아들인 남편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채권자로부터 채무를 면제받거나 제3자로부터 채무의 인수 또는 변제를 받은 경우에는 그 면제, 인수, 변제로 인한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이익을 얻은 사람의 증여재산으로 인정해 증여세를 과세한다.
남편 대신 시어머니가 이혼위자료를 내준 경우도 남편의 이혼위자료 채무를 시어머니가 대신 변제해 준 것이므로, 남편이 이혼위자료에 대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한편 A씨의 경우와 같이 시어머니 등 시댁 식구들로부터 이혼위자료를 대신 받은 며느리들은 증여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
국세청에 따르면 타인의 증여로 재산을 취득한 납세자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이혼 등에 의해 정신적 또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대가로 받은 위자료는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증여로 보지 않아 세금이 과세되지 않는다.
[참고 질의회신 : 재산세과-4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