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도입된 부동산투자신탁(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세법상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정확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부동산투자신탁을 법인과 동일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임상범 세무사(세무법인온)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조세법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투자신탁에 대한 집합투자업자의 세법상 책임범위에 관한 법리적 검토'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임 세무사는 "부동산투자신탁은 그 목적사업인 부동산임대업으로 인해 여러 세금에 대한 납세의무가 발생하지만, 법인격이 없어 각 세목별로 납세의무자가 다르고 과세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투자신탁을 투자회사와 동일하게 세법상 법인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투자신탁의 경우 주로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함에 따라 ▲부가가치세 ▲취·등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여러 세목의 납세의무가 발생하지만, 현재 투자신탁에 대한 세법상 지위 및 명확한 과세규정이 없어 세목별 납세의무자가 다른 문제점이 있다는 것.
그는 "부동산투자신탁의 경우 법인격이 없어 투자신탁과 관련된 투자자, 집합투자업자, 신탁업자 중 누구를 납세의무자로 볼 것인지 문제가 있다"며 "실제로 부가세·재산세 납세의무자는 집합투자업자, 취등록세 납세의무자는 신탁업자, 배당소득 납세의무자는 투자자 등으로 모두 다른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세무사는 "특히 투자신탁에 대한 부가세 납세의무의 경우 세법상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국세청 예규를 기준으로 집합투자업자를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현행세법은 투자신탁에 따른 다양한 경제현상들에 대해 명확한 과세체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투자신탁 당사자인 투자자, 투자업자, 신탁업자 등의 의사결정에 세금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투자회사와 성격이 유사한 투자신탁을 법인으로 취급해 납세의무자를 명확히 하는 등 세법 관련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나선 성용운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투자신탁의 경우 집합투자업자가 모든 업무를 대행하므로 납세의무도 집합투자업자가 이행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신탁을 법인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사업자등록번호와 같은 고유번호를 부여해 별도 관리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문 세무사는 "투자신탁을 아예 세법상 법인으로 취급하기보다는 투자신탁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들을 부가세법, 소득세법 등 각 세법상 조세채권 이행의 절차적 측면에서 접근해 통일된 이론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