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 특활비 ‘용돈’이라 생각… 정보공개 날벼락”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최근 불거진 검찰 특수활동비 논란과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특활비를 '세금 내지 않는 용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31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 특활비 논란과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특활비를) 용돈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예전에는 특활비를 받았다"라며 "그건 영수증 (처리도) 안 하고 세금도 안 내는 것이라 그렇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검찰 특활비 논란'은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가 지난 6월 23일 검찰을 상대로 정보공개 행정소송을 통해 특수활동비 등 일부 예산 자료를 받고 예산 검증 작업을 시작하며 불거졌다. 이들은 검찰이 식당 이름과 카드 결제 시간 등을 지우고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공개한 사실을 지적했다.

임 검사는 이어 "(예전에는) 설날, 추석, 구정 때 10만 원씩 봉투를 쫙 돌렸는데 저는 그게 무슨 예산 항목인지 알 수 없으니 '그런가 보다'하며 받았다"라며 "그런데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해당 예산이) 이명박 정부 때 '오리발'이라고 불렸던 특활비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오리발(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임 부장검사는 "(그런 돈) 안 받았다고 오리발 내민다는 뜻"이라며 "당시 법무부 검찰국이나 대검 연구관 소속 평검사들은 한 달에 50만원씩 정기적으로 받은 것으로 안다. 당시 나는 (법무부) 법무실 소속으로 한 달에 10만원 받았다"고 답변했다.

임 검사는 또 "공안부와 특수부에도 한 달에 정기적으로 내려오는 (특활비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그렇게 좋은 자리에 가는 사람들이 기분만 좋은 줄 알았더니 돈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이어 검찰 특활비 논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검찰)총장 특활비'라고 부르는 비정기적 항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활비) 문제에 대해 일선(검사)들은 정기 지급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받는 사람은 이게 어느 항목에서 나왔는지 몰랐기 때문"이라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비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총장 특활비라고 부르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총장이 신경 쓰는 사건에 대해 지급된 총장 쌈짓돈이라 할 수 있는 특활비 말인가'라고 묻자, 임 검사는 "쌈짓돈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았다"라며 "기본적으로 (현금으로) 몇천만 원씩 대봉투로 오고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또 진행자가 '법원에서는 (예산 집행 영수증에서) 개인정보 제외하고 모두 공개하라고 했지만 검찰은 식당 상호(명), 시간 등을 영수증에서 지웠는데 왜 그런 걸로 보나'라고 묻자, 임 검사는 "그것(특활비 사용 내역)이 들키지 않을 줄 알고 적당히 (처리)했는데, 정보 공개 소송으로 이걸 공개하게 되면 날벼락 (맞는 것)이기에 법원 판결을 안 지킨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한편 임은정 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검찰 출신 인사들이 야당 의원들과 잇따른 설전을 벌이는 데 대해 검사들이 갖고 있는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검사들은 기본적으로 책상을 사이에 두고 전선을 형성한다. 조사하는 사람과 조사를 받는 사람, 이렇게 상하관계가 나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장관 등 검사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나는 너 정도는 압수수색 할 수 있어'라는 마인드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어 "(검사들은)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말이 곱다'고 배운 사람들"이라며 "이러한 마인드가 (검찰 업무 중에) 몸에 배었기에, 야당 의원들과 말 안 듣는 공직자들을 피의자로 보는 상황이 아니겠는가"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