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폐기, 심의 거치지 않고 폐기한 것 확인"
'두 달마다 폐기'…"두 달짜리 보존 연한 문서 없다"
"범죄 행위 알고도 일종의 묵인 내지, 비호하는 게 아닌가"
"검찰, 업무추진비 음식점 상호·카드사용 시간 가린 채 공개…판결문 위반"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6월 29일 오후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열린 '검찰 특수활동비 등 자료 증발 및 정보은폐에 대한 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공개한 증빙 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등에 관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일부 범죄를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승수 대표는 2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기록물관리법이 있어 자료를 폐기하려면 심의를 거쳐야 되는데 이를 거치지 않고 폐기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또 '두 달에 한 번 폐기했다'라면 문서 보존 연한이 두 달이라는 건데 두 달짜리 보존 연한 문서는 없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최소 1년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말은 검찰이 뭔가를 은폐하기 위해서 특수활동비 자료를 두 달에 한 번씩 불법 폐기했다는 것"이라며 "특정 검찰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마 검찰 조직 전체가 조직적인 불법행위를 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한동훈 장관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대법원의 정보공개 판결 기준에 맞춰 특활비 내역을 공개한 것"이라며 '증빙자료 폐기 의혹'에 대해 "2017년 9월 특활비 관리 지침이 개정되기 전에는 두 달마다 자체 폐기하는 기준이 있었다. 당시 정부 합동 감찰로 자료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것을 밝혀낸 뒤 5년간 보관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에 2017년 4월까지 그렇게 줄기차게 폐기했다면 일련의 연속된 행위로 볼 수도 있다"며 "2016년 후반기 이후는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사하고 지시를 해야 하는 사안인데 '두 달에 한 번씩 폐기했다'라고 말하면서 그런(수사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는 걸 보면 범죄 행위를 알고도 지금 일종의 묵인 내지는 비호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2018년 설과 추석 명절에 특활비가 가장 많이 지출됐다는 지적에 한 장관이 '그 당시에 수사가 집중됐다'는 답변에 대해선 "동문서답이다. 수사가 집중됐다고 하더라도 수사한다고 수고한다는 의미로 떡값처럼 돈봉투를 여러 명에게 나눠줬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 활동에 직접 쓰게 돼 있는 특수활동비를 이런 의미로 나눠줬다면 그것 자체가 용도를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용카드로 지출한 업무추진비의 경우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문을 위반했다"며 "개인 식별 정보라는 건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처럼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인데 음식점 상호나 카드사용 시간은 개인 식별 정보가 아니라 법원 판결에 따르면 당연히 공개돼야 하는 정보"라고 꼬집었다.
'영수증 잉크가 휘발됐다'라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선 "복사하다 보면 더 희미해지니까 복사본에서는 안 보이더라도 원본에는 희미하게라도 보일 수 있으니 원본 대조를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 카드 사용 내역을 받아서 주는 것도 거부한다. 일종의 검증 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