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결과 두고... “답없는 회담” “하나마나한 회담”

장성철 “만남 자체에만 의미 있어..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해”

장윤선 “대통령, 듣겠다더니 본인 얘기.. 국정기조 안 바뀔 듯”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이 이뤄진 가운데, 정치평론가들은 '하나마나 한 회담' '답 없는 회담'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9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열린 영수회담과 관련해 "하나 마나 한 회담이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은 언론 보도에 다 나와 있다"며 "대통령께서는 결국 경청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설명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만남 자체에만 의미가 있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회담이었다"라며 "대통령은 국무회의 때도 설명, 지금도 설명, '우리가 잘하고 있는데 오해하고 있는 거니 잘 들어봐' 이 정도 아니었는가"라고 혹평했다.

진행자가 '영수회담 자체는 총선 참패에 대한 민의를 받아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제안한 게 아닌가'라고 짚자, 장 소장은 "최소한 형식적인 합의문이라도 발표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며 "서로 조율 과정에서 갈등이 있어서 대통령실에서는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고 의미 부여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답변했다.

장 소장은 아울러 세계 각국의 정상회담 사례를 거론하며 "배석자를 물리고 두 분이 대화에 들어갔다면 뭔가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배석자 세 명과 함께 회담을 끝까지 한 것을 보면, 어떤 결과물을 내려고 한 생각 자체가 없지 않았겠나"라고 짐작했다.
  장윤선 정치전문 기자도 이날 인터뷰에서 영수회담과 관련해 "답 없는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장 기자는 "대통령실의 의전부터 윤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초청해 놓고 '마지못해서 온다고 하니 만나줄게' 이런 느낌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듣겠다고 야당 대표를 초청했는데, 듣지 않고 본인 이야기가 더 길었다는 건 기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어 "총선 민의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답답했던, 답 없는 회담이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방심위 법정 제재, 민생 회복조치 등 여러 의제에 대해서 다 이야기를 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 대통령은 수용적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분량으로 이게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나. 대통령은 국정운영 기조가 옳다고 생각하고 물러설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기자는 아울러 윤 대통령의 60대·TK(대구경북) 지지층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의 지지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포인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그립을 더 세게 갖는다면 국민들이 지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장 소장은 "권력자들은 민심에 자신들이 밀리면 죽는다고 착각하고 그립감을 더 세게 가져 간다"며 "(현 상황은) 2016년 재판이다. 총선 지고 전당대회 열어 '친박(친 박근혜계)' 지도부 완벽히 꾸려 당을 장악했다는 그런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데, 그 일이 또 반복될까 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이는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내부의 공천 논란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의 과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별도의 합의문은 없고 양측은 각각 회동 내용을 설명하기로 했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과 야당 대표는 총론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 부분이 있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큰 기대를 했지만, (대통령실은)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는 전혀 없어 보였다"며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했기에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