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지난해 이어 올해도 '회계공시'.. 금속노조는 '거부'

회계공시 거부안, 과반 근소 미달 '부결'

지난해 10월 노조 회계공시 도입.. 양대 노총 '올해도 모두 참여'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 회계 공시해야 노조비 '세액공제 가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올해도 정부의 회계공시 정책에 참여한다. 앞서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참여거부를 선언했지만, 총연맹 차원에서는 불참 시 조합원 세액공제 혜택 박탈 등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민노총은 1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제80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회계공시 거부'를 담은 수정안 표결을 진행했다. 이날 표결에서 찬성표가 재석 1002명 중 493표(49.2%)로 과반에 근소하게 미치지 못해, 민주노총은 올해도 노조 회계공시에 참여하게 됐다.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지난해 10월 노조 회계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회계공시 자체는 자율이지만, 공시하지 않은 노조의 조합원들은 조합비에 대한 15%(1000만원 초과분은 30%)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양대 노총(총연맹)은 정부의 회계공시 제도가 나오자 "세액공제를 빌미로 노동권을 침해한다"며 즉각 반발했지만, 결국 조합원의 경제적 불이익 등을 우려해 동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조합원 1000명 이상 전체 노조 739곳 중 675곳(91.3%)이 회계공시를 한 바 있다.

총연맹인 민노총의 회계공시 결정과 관계없이 산하 조직은 자체적으로 공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앞서 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지난달 28일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반면 같은 민노총 산하에 있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참여를 결정했다.

또 다른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역시 올해 노조 회계공시 참여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노조 회계 공시를 위해 개정된 법안들을 대상으로 제기했던 헌법소원 청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부원장은 헌법소원 기자회견에서 "시행령의 상위법인 노조법과 소득세법에서 위임한 바 없는 사항을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규정했다"며 "이는 위헌적 행정입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계 공시를 희망하는 노조는 노동행정 종합 정보망인 '노동포털' 내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통해 2023년도 결산 결과를 입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