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돈 풀고, 연금부채 더하니…나라빚 6% 늘어 '2326조'

'2022년 결산' 국가부채 2326조…사상 최대 

"나라빚으로 보기 힘든 미래연금 추계치 대부분"

확정부채만 보면, 전년比 89조 늘어 '907조'

세금 더 걷혀도 쓴 돈이 많아…재정적자 커져

지난해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채 발행 등으로 재원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군인들에게 지급할 연금 등 사실상 '빚'으로 인식되는 부분까지 포함한 국가부채는 23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늘어난 국가부채는 결국 미래세대에게 '세금폭탄'으로 떠넘겨진다는 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보고서는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된다.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총 2326조2000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130조9000억원이 늘었다. 늘어난 부채 중 84조9000억원 가량은 국채 발행 증가분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한 재원 조달책으로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린데 따라서다. 국가부채는 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 채무(D1)와 공무원·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 부담(연금충당부채) 등을 합한 것이다.

국가부채에서 국가가 상환 의무를 갖는 확정부채만 떼어내서 보면 907조4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부채의 약 39%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국가부채는 지급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비확정부채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국가채무(나라빚)와 다르다"며 "특히 비확정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금충당부채는 지급액만을 추정한 금액으로, 실제 지출은 연금보험료 수입으로 우선 충당하고 있어 국가가 갚아야 할 빚이 아니다"라고 했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 재직자와 연금 수급자의 미래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군인 연금은 국가 지급 의무가 명시되어 있어 국가 재무제표상 부채에 포함된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중앙정부 채무(1033조4000억원)와 지방정부 채무(34조2000억원) 등을 합해 106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7조원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로, 전년보다 2.7%포인트나 올랐다.
지난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한 총세입은 573조9000억원, 총세출은 559조7000억원이었다. 세입은 1년 전보다 49조8000억원이 늘었는데, 이는 국세수입이 증가(51조9000억원↑)한 영향이 컸다. 세출의 집행률은 96.9%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는 "종부세 감소에 따른 부동산 교부세 불용, 공자기금 예수이자 상환 등에 기인한다"고 했다.

세계잉여금(총세입-총세출-이월액)은 총 9조1000억원이 발생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6조원)은 국가재정법에 정한 순서에 따라 지방재정 확충국가, 채무상환 등에 사용된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3조1000억원)은 해당 특별회계 세입으로 이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