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 전날 입국과 동시에 마약 투약 혐의 체포
전우원 “수사 협조해 5·18 단체 유가족 피해자분들께 사과하고 싶다”
5.18 단체, 전우원씨 광주 방문 환영 의사 밝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오늘 오후 석방 후 광주 방문 의사를 밝혀 5.18 유족들에게 직접 사죄할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를 전날 입국과 동시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해 피의자 조사 중인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조사를 끝내고 전씨를 석방하기로 했다.
경찰은 전씨가 혐의 사실을 시인하고 스스로 귀국해 체포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공항에 도착한 후 전씨는 취재진들과 만나 "저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국민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민폐끼쳐서 죄송하고 수사에 협조해서 5·18 단체 유가족 피해자분들께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싶은 이유로는 "(나는) 죄인이니까요. 제 삶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삶도 소중하다. 저는 살아있지만 그 분(5·18 희생자)들은 지금 안 계신다. 저에게 죄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뉴욕에 체류하던 이달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을 폭로했다.
지난 17일에는 직접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약품을 복용해 환각 증세를 보이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혀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직계 가족의 일원이 공식적으로 5.18과 관련해 사과한다는 점에서 귀국 전 밝힌 대로 직접 광주로 내려가 5.18 희생자들에게 사과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5.18 단체…전우원 씨 광주 방문 환영 의사 밝혀
26일 전우원씨가 SNS를 통해 "5.18 기념 문화센터에 들러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5.18 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전 씨가 광주에 온다면 5.18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죄할 자리를 마련하고 5.18 민주묘지 참배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5·18 민주유공자 양재혁 유족회장은 "전씨가 계획했던 일에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면,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거듭나서 광주를 찾았으면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광주를 방문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본인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도 하고 그것을 통해서 전두환의 죗값을 손자가 받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5·18 희생자들에게도 사죄하고 광주 시민들에게도 사죄를 한다고 하면 받아들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29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전씨가 귀국 이후 5·18 관련 단체들과 아직 공식 일정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