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野 단독 의결…與 "의회 폭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의결했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로 국민의힘은 '의회 폭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무기명 투표를 통해 각각 의결했다.

재적위원 20명 중 12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표는 모두 12표가 나와 의결됐다. 본회의 직회부에반대해온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 직전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전원 퇴장했다.

앞서 방송법 개정안 등은 지난해 12월 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으나 여당 반발에 지금까지 법사위에서 표류했다. 이에 민주당은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을 검토해 왔다.

국회법 제86조에 따르면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 안건은 지난해 12월2일 위원회에서 의결된 방송법 일부 개정안과 대안 등 3건의 법률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지 100여일이 경과했음에도 아직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국회법 제86조 제3항에 따라 의장에게 이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법 제86조 제3항은 법제사법위원회가 회부된 법률안에 대해 이유 없이 회부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심사대상 법률안의 소관 위원회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하여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의장에게 그 법률안의 본회의 부의를 서면으로 요구하도록 하고, 다만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되, 해당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하여 본 위원장이 해당 안건에 대해 양당 간사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견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국회법 제 86조 제3항 규정에 따라 동 안건에 대해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겠다"고 부연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EBS·MBC 등 공영 방송 이사회와 확대·개편해 이사회 구성에 정치권 입김을 다소 축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사 추천권 좌편향 단체에 넘겨 '편파방송' 목적"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의 직회부 의결에 이어, 의회 민주주의 원리를 망각한 거대 야당의 또 다른 의회폭거"라고 맹비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민주당은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민노총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영원히 장악하게 만드는 방송법 개정안이 본회의로 직회부될 수 있게 단독 의결했다"며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는 '정권은 뺏겨도 공영방송은 뺏기지 않겠다'는 심사로, 참호전에 돌입했다"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면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권을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빼앗아 좌편향 이익단체, 직능단체, 시민단체에 구성권을 넘기려 하고 있다"며 "개정안에 따라 이사 추천권을 갖게 되는 방송 관련 직능단체와 시청자위원회,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는 문재인 정권 시절 임명된 좌파 성향의 언론인들로 포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에게 이사 추천권을 주겠다는 것은 사회의 양심이 되어야 할 공영방송을 좌파 소굴로 만들어 '편파방송'을 만들겠다는 목적"이라며 "공영방송이 중립성과 공정성을 영영 회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송법 개악'이 분명하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또다시 의회 폭거로 방송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