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본 이미 수십 차례 반성과 사과 표명… 과거 발목 잡혀서는 안 돼" 

"올바른 방향 나아가고 있다 확신" 

"배타적 민족주의·반일 외치며 정치적 이득 취하려는 세력 존재"

'적대적 민족주의, 반일감정 자극해 국내정치 활용… 대통령 책무 저버리는 것"

"박정희, 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결단 덕분에… 삼성, 현대, LG, 포스코 등 성장"

"강제징용 '제3자 변제'… 65년 합의와 2018년 대법 판결 동시 충족하는 절충안"

윤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이후 반대 여론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는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한일관계를 정상화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며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판결은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등 경제보복으로 이어졌으며, 우리도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우리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등 역사 갈등이 경제 갈등으로 확산됐다"고 짚었다.

이어 "2016년 체결한 지소미아가 2019년 8월 종료를 발표하고, 석달 뒤 다시 이를 보류하는 등 한일안보 협력마저 파행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독일과 프랑스처럼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는 한 쪽이 더 얻으면 다른 쪽이 그만큼 더 잃는 제로섬 관계가 아닌, 윈윈 관계가 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 대해 한일 양국의 경제계가 적극 환영하면서 그간 위축된 양국 경제교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고, 재일 동포들도 그간 한일관계 경색으로 겪어온 어려움과 고통을 일거에 털어버릴 기대감에 동포사회가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이번 한일 방문 직전 우리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도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이라며 "앞으로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며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이 한국 식민 지배를 따로 특정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 표명을 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담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정부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우리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도록 오늘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며 "한일관계의 개선은 우선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되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며 이번 순방을 통한 한일 두 나라의 관계 개선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세대에게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과 관련해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